18년째 ‘선플 달기’ 운동 이끈 민병철 이사장
학교·직장 댓글 괴롭힘 없애려 AI기반 ‘챗카인드’ 개발
기업·학교 등에 보급…선플 점수 쌓으면 보상 지급
“‘K-선플’ 문화 만들겠다” 포부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디지털 시대, 칭찬도 보상이 된다.”
‘악플은 멈추고, 선플은 키운다’는 확실한 철학이 있다. 지난 18년간 ‘선플(선의의 리플)’ 운동을 이끌어온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중앙대 석좌교수)이 이번엔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디지털 세상에서 ‘칭찬 문화’ 확산에 나섰다. 최근 결혼 소식을 전한 개그맨 윤정수도 “선플 부탁”을 외치며 훈훈한 바람에 힘을 보탰다.
민 이사장은 23일 AI 기반 칭찬·격려 플랫폼 ‘챗카인드(ChatKind)’를 공식 출시했다. 챗카인드는 직장·학교에서 올린 칭찬 댓글에 AI가 ‘친절 점수’를 부여하고, 누적 점수는 커피 쿠폰·상품권·유급휴가 등 실제 보상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AI는 단순 칭찬 여부뿐 아니라 진정성과 구체성을 분석해 점수를 매기며, 악의적 비방이나 부정적 글은 사전 차단한다. 학생들은 ‘카인드 스코어’ 200점을 모으면 1시간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받는다. 현재 광운인공지능고·오산고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학생들 말투가 바뀌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 이사장은 “현재 광운인공지능고등학교와 오산고등학교에서 시범 실시 중이며 교사들로부터 학생들의 언어 습관이 개선됐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라며 “학교 폭력 예방과 긍정적 디지털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챗카인드는 3년 전 한 대기업 임원의 제안으로 개발에 착수, 최근 구글 플레이·iOS 앱스토어에 등록됐다. 롯데호텔·지오엘리먼트·대한상공회의소 등 다수 기업이 도입을 준비 중이다.
민 이사장은 “디지털 폭력과 딥페이크가 넘쳐나는 시대, 칭찬과 배려가 새로운 원동력이 돼야 한다”라며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산시켜 ‘K-선플’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개그맨 윤정수는 최근 스포츠 리포터 출신 원자현과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외모와 음성만으로 사람을 다 판단할수는 없겠지만 어떤 사람인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면서 “좋은 댓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온라인 악플이 개인에게 주는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연예인이 선플을 직접 호소한 셈이다.
악성 댓글, 딥페이크 등 온라인 폭력이 사회문제가 된 시대. 민 이사장의 챗카인드와 윤정수의 ‘선플 호소’는 공통의 메시지를 던진다. 디지털 세상에서 칭찬 한 줄, 따뜻한 댓글 하나가 사람을 살리고 조직을 바꿀 수 있다. ‘악플 없는 문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한편 민 이사장은 ‘1세대 국민 영어 선생님’으로 통한다. 1980년대 아침 방송에 나와 생활 영어를 가르치며 사용했던 교재 ‘민병철 생활영어’로 명성을 떨쳤다. 2007년부터는 ‘선플운동본부’를 만들어 18년간 선플 운동을 이끌고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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