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서지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대 영화제’ 명성을 공고히 했다. 경쟁 부문 신설로 변화를 시도하고, OTT와는 공생을 꿈꿨다.

지난 17일 막을 올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30th BIFF, 이하 부국제)가 오는 26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일대에서 진행된다. 64개국 공식 초청작 241편과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까지 포함해 총 328편이 상영된다.

◇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X이병헌도 개막작은 처음이라

올해 부국제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로 출발했다. ‘어쩔수가없다’는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특히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로 생애 첫 부국제 개막작의 영광을 안았다. 박찬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30주년이라고 하니까 더 설렌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떨린다”고 말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이병헌도 올해 데뷔 30주년이다. 이병헌은 자신의 연기 인생 30주년에 30회를 맞은 부국제 개막식 단독 사회를 맡으며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 제1회 ‘부산어워드’의 등장…폐막작의 주인공은?

서른 살 생일은 맞은 부국제는 새로운 변화를 꿈꿨다. 그 첫걸음은 경쟁 부문 신설이다. 부국제는 공식 경쟁 부문을 도입해 국제경쟁영화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초대 심사위원장으로는 나홍진 감독이 위촉됐다. 나홍진 감독을 필두로 감독 겸 배우 난디타 다스(인도),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이란), 감독 코고나다(미국),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인도네시아), 배우 한효주(한국)가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총 14편의 작품이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을 두고 경합을 벌인다. 이 중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올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 경쟁 부문 진출까지…건재한 OTT의 존재감

올해도 다수의 OTT 작품이 부국제를 찾았다. 부국제는 스크린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더 많은 걸작을 선보이기 위해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과 손잡았다. 이들이 초청된 ‘온 스크린’ 섹션은 미공개 드라마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 신설됐다.

넷플릭스에선 ‘당신이 죽였다’ ‘로맨틱 어나니머스’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 ‘회혼계’ 총 4편을 선보였다. 티빙은 ‘친애하는 X’, 디즈니+는 ‘탁류’로 부산을 찾았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는 현재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국내 최초 스페셜 싱어롱 상영회를 개최했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프랑켄슈타인’ 등은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기쁨을 안았다.

◇ 관객과 약속은 어쩌고…지각·지각 ‘불명예’

축제의 장이지만 옥에 티는 있었다. 연이은 지각 세례로 관객들과의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진행된 영화 ‘윗집 사람들’ 오픈토크는 당초 예정된 오전 11시에서 약 15분 지연됐다. 배우들이 지각한 탓이다.

당시 사회를 맡은 백은하가 “교통체증으로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정작 이후 도착한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 등은 별다른 사과 없이 오픈토크를 시작했다. 특히 하정우와 공효진은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태도 논란까지 일으켰다.

오후에 진행된 영화 ‘결혼피로연’ 야외 무대인사도 마찬가지였다. 막내인 한기찬만이 홀로 무대에 올라 윤여정, 앤드루 안 감독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이 또한 사유는 ‘교통체증’이었으나 이들 역시 별다른 사과의 말은 덧붙이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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