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서지현 기자]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이 한국 영화 위기 속 신작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기자회견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렸다.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을 비롯해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어쩔수가없다’는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해고된 후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앞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어쩔수가없다’는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인들의 삶을 떠올리기 보단 각자 자신의 직업을 먼저 떠올릴 것”이라며 “저 역시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감정이입을 했던 부분이 종이를 만드는 것이 엄청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주인공에겐 인생의 전부다. 영화를 만드는 저로서는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도 사람들에게 큰 교훈을 주는 일이 아니다. 그저 2시간 짜리 오락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일에 가진 걸 다 쏟아부어서 인생을 통째로 걸고 일을 하지 않냐”며 “그렇기 때문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작품이 지닌 가치를 해석했다.

이와 함께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한 응원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지금 영화 업계가 어렵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힘든 상황인 건 맞는 것 같다”며 “그러나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무르진 않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이 영화가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정식 개봉한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