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가슴에 큰 별이 있는데 내년에 하나 더 새기겠다(전북 현대 정정용)”
“K리그 중심에 와 있다. 더 큰 목표를 향해야 한다. 우승에 도전하겠다(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입씨름’부터 뜨거웠다. 지난해 4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전북과 준우승 팀 대전의 수장은 25일 서울 홍은동에 있는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다짐, 나란히 트로피를 바라봤다. K리그1 12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양 팀은 우승후보답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해도 어우전? 설욕 꿈 키우는 대전
전북은 지난해 정상 탈환을 지휘한 우루과이 출신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뒤 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 신화를 이끈 그는 지난해까지 ‘군 팀’ 김천 상무 수장으로 2년 연속 리그 3위 돌풍을 견인했다. 마침내 ‘빅클럽’ 수장으로 거듭났다. 포옛 감독과 비교해 공격 지향적 축구를 표방한 ‘정정용호’는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대전과 치른 지난 21일 슈퍼컵에서 새로 영입한 스트라이커 모따와 티아고의 연속포로 2-0 승리하며 기선제압했다. 오베르단, 박지수 등이 가세한 수비진도 기대 이상으로 견고함을 뽐냈다. ‘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어우전 스토리의 완성을 다시 기대하게 한다.

최대 대항마는 대전.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의 대규모 투자 속 대형 구단으로 성장한 대전은 지난 겨울 최정상급 윙어인 루빅손, 엄원상 등을 보강하며 칼을 갈고 있다. 전북과 슈퍼컵 패배를 보약으로 삼고 있다.
양 수장은 숨김없이 서로에게 칼을 겨눴다. 정 감독이 “우승하려면 경쟁 팀인 대전을 이겨야 한다”고 말하자 황 감독은 “지난해 2위를 했기에 우승만 바라보고 달릴 것이다. 전북에 유독 약했는데, 다시 맞대결할 기회가 있다”며 설욕을 바랐다. 또 올해 우승달성 시 공약을 묻는 말에 이날 메고 나온 넥타이 색을 언급하더니 “하나금융그룹 고유의 색(초록색)인데, 이 색으로 머리를 염색 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온 대전 팬은 환호했다.
◇“황선홍 감독 응원하겠다”…우승 예측 절반 지지
전북이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다수 팀은 대전의 우승을 더 높게 점쳤다. 내심 대전이 전북의 명성을 넘어 새 역사를 써주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대전은 부천 이영민, 광주 이정규, 포항 박태하, 김천 주승진, 강원 정경호 감독으로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받았다. 전북과 대전 둘 다 언급한 울산 김현석 감독까지 포함해 절반의 지지를 얻었다. 박태하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한 대전이 강하지 않을까. 황 감독께서 부담을 느끼시겠지만, 그 자리가 그런 자리”라고 웃었다. 주승진 감독은 “황 감독께서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가 우승의 적기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경호 감독은 “K리그를 사랑하는 지도자로 큰 투자를 한 팀이 우승하고 팬에게 사랑받아야 발전한다고 본다. 황 감독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웃던 황 감독은 “모든 팀의 표적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닌데”라면서도 “대전이 우승하겠다”며 대차게 말했다.


우승 싸움과 별개로 일부 팀은 각자 사연을 바탕으로 기싸움을 벌였다.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개막전에서 ‘경인더비’를 치르는 ‘승격 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 감독과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가장 경계하는 팀’을 묻는 말에 서로를 지목하며 “개막전을 잘 치르면 앞으로 어느 팀을 만나도 수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다른 ‘승격 팀’ 부천FC 1995의 이영민 감독은 연고 이전으로 얽힌 숙적 제주SK를 언급하며 “팬이 가장 기대하는 제주와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제주 수장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서울을 꼽았다. 과거 축구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활동한 그는 “김진수에게 악몽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둘은 한국 대표팀 시절 사제 연을 맺으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역사를 썼다. 김진수가 반가운 미소를 짓자 코스타 감독은 “농담이다. 우리는 친한 친구”라고 방싯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