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상 회장의 별세로 제9대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을 다시 뽑는다. 재선거는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다. 17년간 여자연맹을 이끈 고 오규상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으나 지병이 악화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번 선거 후보엔 권종철(62) 피파스포츠 대표, 양명석(60) 전 대구시축구협회장, 정해성(67)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상 기호 1~3번순) 3명이 나섰다. 스포츠서울은 선거를 앞두고 후보 3인의 핵심 공약과 더불어 최후 출사표를 담았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제9대 한국여자축구연맹 재선거에 출마한 ‘기호 3번’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또 허정무 감독이 이끈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수석코치로 16강에 이바지했다. 이후 K리그와 베트남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했고 지난해엔 협회 행정을 경험했다. 여자 축구와 연도 있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당시 선수단장으로 참가해 16강 역사를 함께 했다.

현장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정해성 후보는 축구 인생 황혼기에 여자연맹 수장직에 도전, 마지막 불꽃을 다짐하고 있다. 최대 핵심 공약은 여자연맹 개편 및 사무국 강화다. 글로벌화를 지향해야 하는 현대 여자 축구와 비교해서 국내는 열악한 환경이다. WK리그가 온전한 프로리그로 자리 잡지 못했고, 유망주 수급도 더디다. 정 후보는 산적한 현안에 앞서 모든 걸 아우르고 전문적으로 다룰 연맹 조직 강화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

정 후보는 “연맹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놀라웠다. ‘돌아가신 오규상 전 회장께서 어떻게 지금까지 끌고 왔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만큼 여전히 열악하다”며 “사무국장을 비롯해 소수 인력이 너무나 많은 일을 하고 고생한다. 이제 여자 축구 추세에 맞춰 전문화하고 스페셜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운동 기간 다수 지도자, 선수 등 관계자가 하는 말이 연맹 사무국이 현장과 더 소통하고 정책으로 반영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며 “현재 연맹 구조와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디테일하게 자기 역할을 품고 장기적 일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여자 축구 현안 해결에 앞서 여자연맹이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정 후보는 그간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축구협회 및 프로축구연맹과 협업을 강조했다. 공동 마케팅 및 자금 유치를 통해 사무국에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임기 내 장기 비전을 그리겠다는 의지다.

정 후보는 “연맹의 주인은 선수, 지도자 등 현장이 돼야 한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당선하면 회장은 큰 그림을 품고 발로 뛸 것이고, 나머지 사업·홍보마케팅 등 전문 영역에 스페셜리스트를 기용해 현실적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캐나다) 여자월드컵 단장 시절을 잊지 못한다. 선수들이 정말 순수하고 축구에만 몰입하더라. 이런 선수들이 더 미래로 뻗어나갈 길을 제시하려면 보통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큰 책임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인단에게…“여자 축구계에서 헌신하는 선수, 지도자, 심판, 학부모, 팬,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큰 꿈을 펼치도록 내가 지닌 능력 이상을 발휘하겠다. 믿어달라. 남자 축구 못지않은 비전을 갖추도록 하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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