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협박을 받았다며 후배 야구 선수 A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7일 김하성이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함께 뛴 후배 A에 대한 고소장을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지난 6일 고소인 조사도 마쳤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김하성은 A에게 2021년부터 2년 넘게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왔다. 김하성과 A는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같은 팀이었던 걸 계기로 친분을 쌓았다. 그러나 A는 꼬투리를 잡아 김하성에게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했다.

A가 김하성을 협박한 수법은 바로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병역 면제 혜택 취소’였다. 김하성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병역 면제 혜택을 받으면 34개월간 사회봉사활동을 544시간 채워야 한다.

김하성은 사회봉사활동으로 유소년 지도에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가끔 봉사활동을 마친 뒤 A와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기간은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대유행) 기간이었고, A는 이 점을 노렸다. ‘봉사활동시간 의무 이수 기간 중 유흥업소 출입 및 방역수칙 위반 등을 저지르면 병역 면제가 취소된다. 이를 경찰, 병무청, 언론에 알리겠다’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이 역시 본지가 병무청에 확인한 결과, ‘특례법 33조 10항’에 따르면 범죄사실이 인정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만 면제 혜택이 취소된다. 술을 먹거나, 유흥업소에 출입한 것만으로는 취소되지 않는다.

김하성이 해당 기간 병역 면제 대체로 이행해야 하는 사회봉사시간을 성실하게 채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가 밤늦게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은 영상 자료로 남아있다.

그러나 김하성 측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시점에서 선수생활에 피해가 갈까 봐 A가 요구한 거액의 돈을 여러 차례 입금했다. 조금만 따져봐도 협박에 응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지만, 인생의 중대기로 앞에서 작은 흠도 남기고 싶지 않아 했다.

가족 구성원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이 사건의 전말을 잘 알고 있는 김하성의 최측근은 “김하성이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협박받은 사실 및 송금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더라.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가족들이 수억 원이 빠져나간 기록을 확인했고, 그제야 알게됐다”라고 귀띔했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A에게 협박받은 사실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A의 요구는 지나쳤고, 끊이질 않았다. 결국 김하성은 변호사를 선임해 A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A에게 공갈 협박을 받은 다른 피해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야구 선수다. 최측근은 “A에게 당한 선수들이 또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하성이 A를 고소하게 된 배경도 A가 연락하지 않겠다는 합의 사항을 어긴 이유도 있지만,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기 위함도 있다.

짚고 가야 할 점은 폭행 사건과 공갈 협박건은 별개다. 2년 전 김하성이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A와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A는 폭행건에 대해선 넘어갔고, 방역 수칙 위반으로 공갈 협박을 시작했다.

A가 지난 7일 김하성에게 일방적·상습적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김하성의 법률대리인은 다음날인 8일 입장을 발표하며 “김하성의 상습 폭행 역시 사실이 아니다.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하성을 10년간 보아온 또 다른 최측근은 “하성이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한 걸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장난꾸러기지만 누굴 때릴 사람은 아니다. 평소에도 예의 바르기로 소문이 났다. A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2020년까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올 시즌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야구 선수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024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A는 김하성의 ‘이미지 훼손’을 노리고 판을 벌였다.

한편, 공갈 협박 사건 경과는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최측근은 “김하성 측이 수사기관에 A가 주장한 혐의를 벗을 증인과 증거를 많이 제출했다고 들었다. 시일 내로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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