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합류 후 한신과 첫 평가전서 호흡

김도영 홈런 등 활발한 타선 빠른공 공략

류현진·고영표·노경은 ‘노련미’ 돋보여

완벽한 컨디션 아닌건 마찬가지 ‘즐겨야’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우려했던 것보단 내용이 좋다. 과제도 있지만, 시기를 고려하면 어느 팀이나 비슷한 문제. 긴장과 부담을 내려놓고 세계 야구인들의 축제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준우승 신화를 쓴 2회 대회(2009년) 이후 미국 땅을 밟지 못한 한을 올해는 풀어야 한다. ‘완전체’로 치른 첫 실전은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에 눈길이 쏠렸다.

한국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첫 번째 공식 평가전을 치렀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뿐만 아니라 한국계인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와 셰이 위트컴(휴스턴)이 선발 라인업에 포진했다. 위트컴은 김혜성과 키스톤 콤비로 손발을 맞췄고, 존스는 왼쪽 코너 외야수로 ‘태극전사 데뷔전’을 치렀다.

공격보다 수비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좌익수로 나선 존스와 유격수를 맡은 위트컴 모두 반박자 빠른 스타트와 높은 집중력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한 경기로 속단하긴 어렵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적어도 수비에서는 가장 견고한 센터라인을 구축한 것처럼 보인다.

김도영과 노시환이 번갈아가며 소화한 3루 핫코너도 든든하다. 특히 8회말 1사 1,3루에서 강습타구를 잡아 홈을 선택한 노시환의 순발력은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실력으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묻어난 장면이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평가전 때보다 볼을 마주하는 자세가 안정돼 보였다. 특히 빠른 공은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도 큰 어려움 없이 공략하는 모습. 2-3으로 뒤진 5회초 동점 홈런을 쏘아올린 김도영도 속칭 ‘받아놓고 타격’하는 시그니처 스윙으로 준비 끝을 알렸다. 속구 타이밍에 시동을 걸었지만, 볼을 불러들이는 타이밍이 워낙 좋아 ‘완벽한 홈런’으로 연결됐다.

아직 3월 초여서 큰 변화구를 쫓아다니는 건 어쩔 수 없다. 각이 크고, 변화속도가 빠른 공은 현시점에서 완벽히 받아내기 어렵다. 훈련을 일찍 시작했더라도 앞뒤 타이밍까지 조율할 정도의 컨디션은 아니다. 어느팀이나 마찬가지. 그래도 한신 투수들이 전력으로 투구해 시속 150㎞대 중반 속구와 140㎞대 초반 스플리터, 느린 변화구 등을 두루 접한 건 소득으로 보인다.

마운드도 나쁘지 않았다. 선발 곽빈이 2회 3실점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잘 막아냈다. 특히 노경은과 류현진은 일정한 투구폼으로 안정적인 제구를 뽐내 든든함을 과시했다. 손주영이나 박영현 등 젊은 투수들은 제구가 들쑥날쑥해 아쉬웠지만, 낯선 마운드에 오른 탓에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WBC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는 무대다. 역설적으로 짧은 이닝을 여러 투수가 돌려막기해야 하므로 힘보단 밸런스로 던지는 게 효율적이다.

특히 어린 투수들은 ‘일정한 투구 메커닉’을 체득하지 못한 상태여서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 제구 난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투구 수가 정해져있으니 힘껏 던지겠다는 생각보다는 정해진 투구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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