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일본여자골프(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아시안스윙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선우(29)와 신지애(35)는 5일 일본 이바라키현 오미타마시 다이헤이요 클럽 미노리코스(파72·6598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도쿄 재팬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각각 5타와 7타를 줄였다.

배선우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준우승, 신지애는 20언더파 268타 공동 4위에 각각 올랐다. 우승은 이나미 모네가 22언더파 266타로 LPGA투어 첫 우승 영예를 안았다. 배선우가 5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더라면 연장 승부로 끌고갈 수 있는 경기여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배선우가 경기를 마쳤을 때까지도 공동 선두였는데, 이나미가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18번홀(파4)을 파로 막아 배선우의 LPGA투어 우승 도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JLPGA투어 소속 선수들의 맹활약이 나흘 내내 이어졌다. 우승을 차지한 이나미 역시 JLPGA투어 통산 13승을 따낸 실력파. 그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목에거는 등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구와키 시노도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21언더파 267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일본인 선수가 1,2위를 나눠가진 건 한국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오키 세리나를 포함해 공동 8위에 오른 7명 중 다섯 명이 일본인 선수들이다.

이와키 아키에, 하타오카 나사 등 두 명만 LPGA투어 경험이 있다는 것은 일본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빼어나다는 방증이다. 자국 여자투어 경쟁력이 LPGA투어와 견줘도 손색없을만큼 성장했는데도 일본인 선수들은 꾸준히 L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민다.

LPGA투어와 적극적인 교류로 이른바 세계적인 투어로 입지를 다졌는데, 자국 선수의 LPGA투어 출전을 막지 않는 점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런 무대에서 베테랑에 속하는 배선우와 신지애가 선전했다. 5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배선우는 전반에만 3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반에도 버디 두 개를 보태 한때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등 경쟁력있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했다.

LPGA투어에만 출전하면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신지애 역시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바꿔 7타를 줄였다. 덕분에 15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려 톱5에 이름을 올려 여전한 경쟁력을 또 한 번 과시했다.

그러나 김하늘, 이보미 등이 JLPGA투어에서 은퇴했고, 히사코 히구치 미쓰비시 전기 레이디스에서 깜짝 우승한 이하나를 제외하고는 신지애와 배선우의 뒤를 이을 만한 젊은 피가 없다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인 선수들이 해외투어 진출에 소극적이어서 국제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토토 재팬 클래식은 일본 여자골프 수준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무대여서 한국 여자골프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뚜렷해 보인다.

10월부터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일본을 잇는 ‘아시안 스윙’을 마친 LPGA 투어는 대회 장소를 다시 미국으로 옮겨 2023시즌 남은 2개 대회를 치른다. 9일부터 안니카 드리븐, 16일부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펼쳐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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