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전청조가 투자 피해자들을 시그니엘 집으로 초대했을 때 남현희가 요리도 해줬다.”

희대의 사기범 전청조(27)와 재혼을 약속했다 결별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의 ‘공범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남현희가 전청조의 피해자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줬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유튜버 로알남은 28일 스포츠서울과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전청조는 투자 피해자들을 시그니엘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당시 남현희가 직접 요리를 해줬다”고 증언했다.

이는 앞서 전청조를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이 “남현희는 전청조로부터 명품가방을 선물받는 깊은 관계였다”며 “남현희의 공모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 내용과 부합한다.

◇“로알남 생각나서 일본서 맥주 사와” 감성 건드린 뒤 친해져

로알남은 애드센스, 제휴 마케팅 등의 사업을 벌이는 사업가로 유튜브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평균 3000~4000만원 상당의 월수입을 올리는 로알남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고급 주거지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거주하고 있다.

로알남이 전청조를 처음 만난 건 올해 6월 초다. 시그니엘 42층 라운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로알남은 “물품구매를 위해 42층 라운지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말을 걸었다. 그 초등학생 같은 인물이 전청조였다”며 “당시 전청조는 자신을 한 그룹의 대주주며 IT 분야 일을 하고 있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카지노 사업 경영권도 물려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청조가 투자사기를 치는 과정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는 ‘재벌 3세 사업가’, ‘유명인 사칭’, ‘선물 공세’ 등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실제로 전청조는 로알남에게도 화분, 와인 등을 선물하며 꾸준히 접근했다. 로알남은 “한번은 전청조가 ‘일본 갔다가 로알이 생각나서 맥주 사왔어’라며 감정을 건드리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문제의 맥주를 선물한 뒤 전청조는 로알남에게 1시간 정도 강의를 듣고 싶다고 요청했다. 로알남도 감사의 표시로 전청조를 초대했다. 이게 화근이었다. 전청조는 이 강의에서 만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사기를 쳤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듯 “로알남은 내 수강생 중 가장 실패한 제자인데 시그니엘에 산다”, “규모 2조짜리 사업에 돈이 묶여서 ‘너희도 돈을 넣으면 넣은 만큼 지분이 생긴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초대해 남현희가 요리한 음식을 대접했다. 결과적으로 로알남 수강생과 수강생의 지인들이 전청조에게 약 8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전청조 사기피해 보도 이후 만난 전청조-남현희-경호원, 안절부절 못해

로알남은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이것저것 묻기 위해 전청조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회피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후 우연히 시그니엘 내부에서 전청조와 남현희, 전청조의 경호원과 마주친 로알남은 “세 사람 모두 표정이 좋지 않고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현재 전청조는 투자금 사기, 혼인빙자 사기, 데이팅 앱 사기, 재벌3세 사칭, 미국 타자 사기 등 각종 사건에 연루돼있다.

로알남은 “제 수강생 피해자들이 전청조를 상대로 단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도 전청조가 제 이름을 사기에 이용한 것에 대해 법적 대응 할 계획이다. 현재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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