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 간 보스턴 레드삭스는 15일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야구단 운영부사장 하임 브룸(40)을 해고했다.

샘 케네디 CEO는 “우리는 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경기를 하며 10월 야구를 해야 된다. 오늘은 많은 이유들로 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고통스러운 날이다. 선수와 프런트 모두 비난받아야 된다.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4시즌 만에 브룸을 경질했다. 다소 예상 밖의 경질이다.

보스턴은 2021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2승4패로 졌다. 이후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아이비리그 예일 대학 출신의 브룸은 현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먼이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발굴한 우수한 프런트 맨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2019년 10월 명문 보스턴 구단의 운영부 총책임자로 승진 발탁됐다.

브룸의 첫 시즌인 2020년 오자마자 팬들이 좋아하는 MVP 수상자 외야수 무키 베츠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했다. 프리먼과 브룸은 탬파베이 시절 사수와 조수 관계였다. 베츠 트레이드 평가는 부정적인 쪽이 훨씬 높다.

보스턴은 2019년 알렉스 코라 감독이 사인 훔치기로 1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2020년 사실상 대행이나 다름없는 론 레니키 감독 체제에서 24승36패로 지구 꼴찌로 주저앉았다. 2021년 징계가 끝난 코라를 감독으로 복귀시켰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어도 감독 코라를 해고하지 않고 야구단 운영 총괄 책임자 브룸을 경질한 데서 MLB의 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그동안 브룸은 보스턴 호를 잘 이끈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해 오프시즌 유격수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프리에이전트로 버리고 3루수 라파엘 디버스와 10년 3억1350만 달러 연장 계약으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선택했다. 그러나 성적은 뒷걸음질 쳐 2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로 해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직 나이가 어려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성적부진으로 시즌 도중 감독이 해고된 경우는 없다. 그러나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러 야구단 운영부 사장과 GM은 해고됐다. 지난 8월 시카고 화이트삭스 케니 윌리엄스 운영부사장과 릭 한 GM이 동시에 해고됐다. 이번 보스턴은 하임 브룸을 경질했다. MLB 구단주들은 성적 부진의 1차 책임을 프런트 책임자에게 묻는다. 감독은 두 번째다. 로스터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KBO리그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감독에게 묻는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감독 래리 서턴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성민규 단장이다. 건강을 이유로 물러났지만 성적 부진의 1차 책임은 2019년 겨울에 임명된 성민규 단장에게 있다. 감독 선택, 외국인 영입, 선수를 보는 안목이 수준 미달이다.

올 시즌 후 가장 불안한 인물이 뉴욕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맨 GM이다.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좌절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책임과 희생양이 필요하다. 필드 매니저 애런 분보다는 캐시맨에게 비난이 더 쏟아지고 있다.

캐시맨은 1998년 2월에 GM으로 부임해 MLB의 최장수다. 두 번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존 모젤리악으로 2007년 10월에 부임했다. 최장수 1,2위 GM이 이끈 두 명문 구단이 올해 동시에 가을야구 좌절의 쓴맛을 보고 있다. 해도 차면 기우는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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