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중국도 전력을 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AG)에서는 두 나라만 바라봤다.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일본과 대만을 꺾으면 자연스럽게 금메달이 보였다. 다가오는 항저우 AG도 비슷하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조만간 일본과 대만으로 향해 AG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직접 지켜볼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프로 선수들이 AG에 출전하지는 않는다. 실업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하는데 전력강화위원회는 도쿄에서 열리는 실업야구 토너먼트를 직접 바라볼 예정이다. 현재 프로팀 소속은 아니지만 향후 프로 유니폼을 입는 경우가 많다.
2006 도하 AG에서 오승환에게 홈런을 터뜨린 초노 히사요시가 그랬다. 당시 프로 구단 지명을 거부한 초노는 실업 야구에서 뛰다가 2009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신인왕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지명 거부나 대학진학, 실업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육성 선수 드래프트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투수 센가 코다이, 일본 대표팀 주전 포수 카이 타쿠야 또한 육성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일본 야구는 선수층이 뛰어나다. AG 대표팀에서 뛸 실업 야구 선수들의 수준도 높다.
대만도 일본과 비슷하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 당시 대만은 엔트리 24명 중 프로선수 7명, 나머지 17명의 선수는 실업야구 선수들로 채웠다. 그럼에도 한국은 당시 첫 경기였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패한 바 있다. 이후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으나 첫 경기 패배가 큰 충격으로 다가온 바 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만으로 출국해 AG에서 뛸 선수들의 기량도 확인할 예정이다.
그런데 일본, 대만에서 끝이 아니다. 한 팀이 더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뚜렷한 성장세를 증명한 중국이다. 이전까지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콜드게임으로 승리해 쉬어가는 팀이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WBC 콜드게임 승리가 AG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당시 중국은 20대 위주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WBC 본선 승리는 없었지만 오타니 쇼헤이에게 안타를 치고 원태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예전에는 프로 투수들의 공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정타를 날린다. 투수들의 구속도 시속 140㎞ 이상이 찍혔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처음 만나는 낯선 투수에게 타자들이 하염없이 끌려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과거 중국은 인플레이 상황만 만들면 에러로 자멸하며 무너졌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WBC에서 중국은 우승팀 일본과 경기 중반까지 접전을 벌였다.
한국 야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일본과 대만은 늘 어려운 상대였다. 그리고 이제는 중국전도 대비를 해야 한다. 중국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라며 “WBC에서 보지 않았나. 힘이나 스피드, 투수들의 기량 모두 올라왔다. WBC 때 젊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국 입장에서 AG은 우승 아니면 실패다. 그래서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난 9일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 24명이 발표된 가운데 이제부터는 상대를 파악할 시간이다. 중국 대표팀이 홈에서 열리는 AG에서 WBC와 흡사한 전력을 갖춘다면, 한국 대표팀 금메달 사냥에 난적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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