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한국전력이 송전시설을 민간에 개방하기로 논의 중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한전이 송전시설을 민간에 개방해 부족한 자금난을 해결하는 자구책을 논의 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을 상반기 중 확정하고 오는 2036년까지 필요한 투자 비용 56조 원 중 부족 부분을 민간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월 7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가스공사, 한전의 전체 경영권, 소유권을 완전 넘기는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답했던 말이 무색해졌다.

그동안 한전 민영화에 대해서는 꾸준히 소문이 있어왔지만 민간 개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된 것은 처음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전은 지난 13일 공개 세미나에서도 산업부와 ‘서해안 종축 해상 초고압 직류 송전망 사업’을 민간자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정부가 국가시설을 민간에 양도하는 것은 사실상 민영화의 첫단추”라면서 “국민에게 전기요금을 부담 지우고 민간기업에 이익이 가도록 하려는 계획이 아니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전은 국가시설인만큼 민간으로 넘겨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다수다.

누리꾼들은 “공공재를 민간에 개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해외 어느 사례를 봐도 전기 민영화를 실시해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 “국민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도 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송전 시설 관련한 민간 투자는 검토하고 있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면서 “당장 민영화라는 시각은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전력시장 민간 개방한 해외 사례 타산지석 삼아야

한전의 적자는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2021년 5조8542억원에서 2022년 32조6000억원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궁여지책으로 한전은 올해 1분기에 8조 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4월 발행분까지 합하면 9조 3500억원이나 된다.

현재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전 서울본부 사옥 건물에는 한전노조가 내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한전노조는 “누가 한전을 적자기업으로 내몰았나”라는 제목의 플래카드에서 “민간발전사는 수천억 흑자인데도 민간에 전력시장을 개방한다는 기재부”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력 시설을 민영화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999년 전력 시장을 완전 개방한 영국의 경우 지난 2012~2013년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을 샀다.

미국 텍사스주 역시 2002년 전력 시장을 민영화 한 후 전력예비율 하락, 전기 요금 인상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뉴질랜드는 민영화로 인해 에너지 빈곤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력시장 민영화에 앞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전력시장을 개방한 나라들의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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