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등 대한민국 선수들이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잊고 싶은 악몽과 다시 마주했다. 지난 두 번의 대회처럼 이번에도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패했다. 우승후보 일본과 경기를 앞두고 최악의 상황과 마주한 대한민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첫 경기 호주전에서 7-8로 졌다. 투수들이 3점 홈런 두 개 포함 홈런 3개를 맞으면서 무너졌고 끝내 8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8회말 호주 투수들의 제구난조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필요했던 안타 하나가 터지지 않았다. 9회말에는 선두타자로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토미 에드먼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경기에 마침표가 찍혔다.

반드시 필요했던 호주전 승리였다.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한국은 선전한 2006, 2009 WBC 모두 첫 경기를 잘 치렀다. 2006 WBC 첫 경기 대만전에서 2-0으로 승리, 2009 WBC 첫 경기 대만전에서도 9-0으로 승리했다. 기분 좋게 출발선을 통과했고 2006 WBC에서 4강, 2009 WBC에서 준우승을 이뤘다.

그러나 2013 WBC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했다.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WBC 첫 라운드에서 네덜란드에 완패를 당했고 이후 호주와 대만을 꺾었지만 득실차와 유사한 TQB(Team Quality Balace) 규정에서 전적이 동률이었던 대만에 밀려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전 5점차 패배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홈인 고척돔에서 열린 2017 WBC에서는 더 고전했다.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서 1-2로 패배. 다음 상대 네덜란드에 패한 후 마지막 상대 대만에 가까스로 승리했다. 1승 2패로 2연속 1라운드 탈락. 반드시 잡아야하는 이스라엘을 잡지 못했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지는 네덜란드에 무릎을 꿇었다.

2023 WBC는 2017 WBC와 상황이 비슷하다. 반드시 승리해야할 첫 경기 호주전에서 졌다. 그리고 B조 최강 일본이 기다린다.

일본 선발 다르빗슈만 난적이 아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한국이 열세다. 타자로 나설 수 있는 오타니 쇼헤이는 MLB 2021시즌 46홈런, 2022시즌 34홈런을 쏘아 올렸다. 다르빗슈와 오타니 외에도 라스 누트바르(세인트루이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까지 두 명의 빅리거가 더 있다.

호주전 패배 후 이강철 감독은 다음날 한일전에 대해 “모든 투수 가동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BC 규정상 호주전에서 45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 외에 모든 투수가 한일전에 나설 수 있다. 호주전에서 한국은 선발투수 고영표 뒤로 원태인, 정철원, 소형준, 김원중, 양현종, 이용찬을 등판시켰다. 오는 10일 한일전 선발투수는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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