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밝은 표정의 에드먼
WBC 대표팀의 토미 에드먼이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SSG 2군과의 연습 경기에 앞서 라이브 배팅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한 번만 더요!(One more!)”

한국말이 안 되자 검지 손가락을 황급히 치켜들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최초 ‘외국인’ 선수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훈련이 끝나갈 무렵, 라이브 베팅을 한 번 더 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섰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팀이 첫 경기인 호주와 일전을 하루 앞두고 8일(한국시간)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돔에서 마지막 훈련에 나섰다.

에드먼은 두 번째 조로 라이브 베팅을 진행했다. 두 번째 조의 베팅이 끝나고 세 번째 조가 들어설 시간이 됐는데, 갑자기 에드먼이 한번 더 하겠다고 황급히 제스쳐를 취했다.

앞선 라이브 베팅에서 홈런과 함께 장타를 펑펑 날리던 에드먼이었기에 아쉬움의 제스쳐는 아니었다. 에드먼은 좋은 타격감을 계속 유지하려는 듯 다시 베팅장에 들어서 온 힘을 다해 장타를 날렸다.

베팅볼을 던져주던 대표팀 김민재 코치도 흡족한 듯 “베리 나이스(Very nice·매우 좋다)”라며 영어로 크게 외쳤다. 베팅 게이지 밖에서 기다리던 대표팀 선수들도 에드먼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에드먼과 함께 훈련하는 김혜성[포토]
WBC대표팀 김혜성이 8일 도쿄돔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에드먼과 함께 내야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에드먼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번 WBC 규정이 ‘본인뿐 아니라 부모와 조부모 중 한 명의 혈통에 따라 출전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생겨나며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에드먼은 단순히 메이저리거인 것을 넘어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고, 2021년도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전력을 높일 수 있는 든든한 자원이다.

실제로 대표팀에 와서도 전세계 탑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에드먼은 지난 6,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팀과의 평가전에서 2루수로 선발 출장해 물 흐르듯 부드러운 캐치와 송구 등 멋진 수비를 선보이며 내야에 안정감을 더했다. 에드먼의 호수비에 지켜보던 일본 관중들도 탄성을 내질렀다.

시즌을 앞두고 몸을 사릴 수도 있지만 에드먼은 태극마크에 진심이다. 그는 공식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과 함께 경기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유니폼을 입고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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