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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대만)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가오슝(대만)=황혜정기자] 500위안. 한국 돈으로 2만2500원인 지폐에 위인이 아닌 ‘야구부’가 환호하는 장면이 새겨져있다.

지폐에 새겨진 이들은 1998년 대만 타이둥현에 있는 난왕초등학교 야구부다. 1998년 대만 전국 초등학교 야구 대회에서 우승했을 당시 환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것만 보더라도 대만의 국기(國技)는 야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은 2000년대 들어 빈번한 승부조작 사건으로 리그 인기가 급감하며 프로야구팀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프로팀은 현재 6개에 불과하지만, 거리 곳곳에서 여전히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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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대만) 플리마켓에 파는 프로야구팀 유니폼.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가오슝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플리마켓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 유니폼을 파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 24일 대만 핑둥 CTBC 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중신 브라더스의 연습경기에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중신 팬 수십명이 몰려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하고 환호를 보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대만 남성 A씨는 “야구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야구팀을 응원하러 온다”고 했다. A씨는 코로나19펜데믹(전세계대유행) 이전, KT가 대만으로 스프링캠프를 왔을 당시 KT 김강 타격 코치와 친분을 쌓아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팀과도 인연이 있다.

그렇다면,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열기도 높을까. A씨는 “이번 대만 WBC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크다. 정말 많이 기대하고 있다. 꼭 잘 돼서 2라운드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젊고 실력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우승까지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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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난 시립 야구장 내부에 걸려있는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 사진들. 가오슝(대만)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대만은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와 A조에 속해 대만에서 WBC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까다로운 상대들과 한 조에 속했다. 2라운드 진출도 확실시 않는 상황이지만, 자국에서 1라운드가 열리기 때문에 홈그라운드 이점을 최대한 누리려 한다.

또 다른 대만인 샘은 “WBC는 대만팬들이 유명한 야구선수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말 기대하고 있고 대만도 좋은 성적 내기를 바라고 있다. 세대교체가 잘됐다”며 “강팀들과 만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다. 우리가 8강에 갈 수 있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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