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WBC 대표팀 훈련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애리조나=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김민규기자]“그냥 실력이 부족했고 성장의 발판이 됐다.”

어떠한 이유도, 변명도 불필요하다. 단지 자신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패배했다. 두 번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노력을 발판삼아 성장했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 고우석(25·LG)의 얘기다. 이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의 철벽방패로서 각오부터 남다르다.

21일(한국시간) WBC 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고우석은 2년 전 도쿄올림픽을 돌아보며 아쉬운 속내를 밝혔다. 그는 당시 ‘숙적’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실책성 플레이로 위기를 자초한 뒤 3타점 2루타를 허용해 패배했다.

도쿄올림픽을 돌아보며 고우석은 “그 경기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들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라는 게 있다. 그냥 내 실력이 부족해서 실수했고 실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것이 실력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긴장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그냥 내 실력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긴박한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공이 없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노력의 발판이 됐다”며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더 노력했고, 더 발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다. 자신감 있게 싸워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박한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한방이 부족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를 발판삼아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지난해 61경기에 등판해 4승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하며 구원왕을 차지했다.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1개월21일) 기록도 갈아치우며 명실상부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다음 스텝은 WBC 철벽방패로의 활약이다.

마음에 안정감이 생겼다. 도쿄올림픽과는 달리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을 세워 대회를 준비하면서 심리적으로 편안해진 것. 고우석은 “WBC를 준비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루틴이 생기다 보니 예년보다 일찍 끌어올리는 것이 더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WBC는 투구 수 30개를 던지면 의무적으로 하루를 쉬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다른 국제대회와는 다르다. 투구 수 관리도 중요한 사안이다. 그는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서도 꼭 던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넘어서라도 던지겠다고 했다. 고우석은 “내가 던져서 잡을 수 있는 경기라면 30개를 넘겨서라도 던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잘 조절해서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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