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곽빈
20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투수로 유일하게 삼진 2개를 빼앗은 곽빈의 역투. 투산(애리조나주)|연합뉴스

[스포츠서울|투산(애리조나주)=문상열전문기자] 국제대회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투수력이 전력의 절대 변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KIA 타이거스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치렀다. NC와 첫 번째 연습경기 8-2, KIA전 12-6으로 대표팀이 이겼다. ‘타고투저’가 뚜렷했다. NC 전은 7이닝, KIA전은 9이닝 정식경기로 치렀다. 대표팀 투수들은 모두 1이닝씩을 던졌다. 정규시즌이라면 불펜게임 내용이다.

투산에서의 연습경기는 3월9일 호주전에 맞추는 진행형 페이스다. 이강철 감독은 “페이스가 조금 늦은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타자들은 19안타를 쳤고, 투수들은 9안타 허용에 6실점(5자책점), 9삼진을 기록했다. 대표팀에 장타를 허용한 투수는 좌완 이의리 홈런, 선발 구창모는 연속 2루타를 얻어 맞았다. 박세웅, 원태인도 2루타를 내줬다.

KIA전에 대표팀 투수들은 9안타 가운데 5안타를 장타로 허용했다. 내용은 좋지 않다. 공교롭게도 좌완 구창모와 이의리가 장타를 허용하면서 실점도 나란히 2개씩했다. 이의리는 1자책점이다. NC전에서는 8안타에 장타는 1개였다. NC전에 등판한 7명의 투수들이 KIA전보다 다소 안정된 피칭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팀이 달라 상대적이고 연습경기 초반이어서 두 경기 내용으로 판단은 금물이다.

NC전에서 선발 김광현, 고영표, 원태인은 삼진 2개씩을 낚았다. KIA전에서는 우완 곽빈이 유일하게 2개를 빼앗았다. 김원중은 삼진이 없었다. 비록 1이닝 투구였지만 2경기연속 피칭 투수는 정철원, 이의리, 정우영, 원태인이다. WBC 대회에서 불펜으로 투입될 투수들이다.

보통 장기레이스를 펼칠 때 초반에 투수들의 페이스가 빠르다.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난다. 메이저리그의 노히트노런이 월간별로 구분하면 4월이 다른 달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투수에 비해 빠르다. 투수들은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단계로 정규시즌 폼에 미달돼 NC와 KIA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실제 구속에서도 드러난다. 선발 구창모와 김원중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 원태인 143㎞, 박세웅, 곽빈, 정철원 145㎞, 정우영 147㎞로 측정됐다. 미드시즌 때보다 2,3㎞ 느리다. 곽빈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늘 언급하지만 타자는 홈런, 투수는 삼진으로 말한다. 현재 대표팀 가운데 지난 시즌 삼진을 가장 많이 빼앗은 투수가 이의리다. 지난 시즌 삼진 161개로 랭킹 4위다. 이닝보다 삼진이 많은 3명(안우진, 루친스키) 가운데 한 명이다. 154이닝에 161개를 빼앗았다. 20세의 이의리에게 기대가 큰 이유다.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 주축은 좌완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라인업은 전통적으로 좌타자 주축이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 공식 발표할 단계도 아니지만 좌완 선발에 불펜도 좌완이 막아줘야 라이벌전다운 게임을 벌일 수 있다.

한국대표팀 아직은 ‘타고투저’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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