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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사실상 선발 1순위였다. 지난 시즌 중에도 사령탑이 입이 마르게 칭찬했고 선수 또한 소속팀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제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에서도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두산 뉴에이스 곽빈(24)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마운드 핵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곽빈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KIA와 평가전 3회말에 등판해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황대인, 김석환, 류지혁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는데 정해놓은 투구수보다 부족해 변우혁과 한승택까지 삼진으로 잡았다. 속구 최고 구속 148㎞를 찍었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도 구사했다. 대표팀 투수마다 컨디션 차이가 드러나는 가운데 고영표, 고우석과 함께 가장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곽빈이다.
경기 후 곽빈은 “이번에 처음으로 12월부터 공을 던지며 준비했다. 예전에는 팔 상태가 좋지 않아서 1월말부터 캐치볼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12월에 캐치볼하면서 페이스를 올렸고 잘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약간 걱정이 많은 편이다. 지금 컨디션에 만족하지 않고 조금씩 더 가다듬으면서 더 페이스를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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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규정이닝을 돌파하며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27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47.2이닝 8승 9패 138탈삼진 평균자책점 3.78로 두산의 희망이 됐다. 그리고 이를 바라본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눈에 확실히 들어왔다. 이 감독은 지난해 9월 “다른 공까지 포함하면 모르겠지만 속구만 던진다고 보면 곽빈은 우리 리그 어느 투수보다 좋다. 기술위원회에서 판단해주시겠지만 내년 WBC에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일찍이 곽빈이 태극마크를 달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곽빈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그는 “솔직히 기사는 봤다. 감독님이 칭찬해주셨는데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WBC 대표팀 선발이 확정되기 전까지 건방져지고 싶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감독님께서 인정해주셨고 지금 이렇게 대표팀에도 뽑혔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WBC 공인구와 상성도 좋다. 곽빈은 강한 회전수가 동반된 속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는데 체인지업을 구사하기에 WBC 공인구가 적합하다고 했다. 그는 “다른 변화구는 모르겠는데 체인지업은 공이 좀 미끄러워서 더 잘 빠진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 (양)의지 선배 주문대로 던졌는데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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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17년 전 우상 박찬호의 활약을 재현하는 것이다. 마침 등번호도 61번으로 같다. 곽빈은 “박찬호 선배님이 2006 WBC에서 던진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당시 WBC가 완전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도 박찬호 선배님께서 활약하신 것은 알고 있다. 몇 번 영상도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호 해설위원은 2006 WBC에서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활약했다. 불펜에서 필승조 구실을 했다가 선발투수로도 나서며 대표팀 4강 신화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제는 곽빈이 그런 모습을 꿈꾼다.
곽빈은 “나에게는 이번이 첫 국가대표 대회다. 나와 우리 동료들 모두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중간 등판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감독님께서 던지라면 언제든 던지도록 준비하겠다”며 전천후로 활약할 것을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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