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김기태 전 감독이 KT 퓨처스 감독으로 KBO리그에 복귀한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보스’가 돌아왔다. ‘마법사 군단’ 수장의 거듭된 요청에 KBO리그 복귀를 결심했다. 일본에서, KBO리그 첫 지도자 생활 때처럼 육성 페달을 밟는다. 요미우리 타격코치를 지낸 김기태 전 LG, KIA 감독이 3년 만에 돌아왔다.

KT는 14일 ‘김기태 전 요미우리 코치를 퓨처스 감독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서용빈 퓨처스감독은 11월까지 팀을 지휘한 뒤 다른 보직으로 전환해 팀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신임 퓨처스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할 전망이다.

[포토]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KT 이강철 감독
KT 이강철 감독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6-2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T 나도현 단장은 “지난 7일 광주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퓨처스팀을 강화하기 위한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요미우리 코치에서 물러났다. 일찌감치 재계약 불가를 통보 받은 김 감독은 7일 귀국길에 올랐는데, 마침 KT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원정경기를 치렀다. 나 단장은 “퓨처스팀을 강화하고 변화를 줘야한다는 구단과 현장의 생각이 일치했는데, 김 감독의 요미우리 퇴단 소식이 전해졌다. 이강철 감독께서도 적극적으로 추천하셔서 속전속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마법사 군단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끈 데 이어 3연속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이 감독은 김 감독의 어떤 면이 좋았을까. 이 감독은 “야구에 대한 예의, 존중을 선수단에 누구보다 잘 이식시키는 인물”이라며 “퓨처스팀이지만 명망 높은 지도자가 지휘하면 선수들도 태도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은 LG 2군 감독 때부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솔선수범해 선수들을 지휘한 인물이다. 나도 두산 2군 감독 때 김 감독을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깊은 신뢰로 맺은 인연인 셈이다.

[SS포토]김기태 감독,
KT 김기태 퓨처스 신임감독은 한국과 일본에서 ‘육성 전문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IA 감독 시절 신인급이던 김석환을 지도하고 있는 김 감독.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이 감독은 “퓨처스팀도 우리 팀이다. 선수들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이 되려면 질서와 예의가 바탕이 돼야 한다. 김 감독은 이 부분을 특히 강조하는 지도자다. 1군에서도 우승하는 등 성과를 낸 지도자 아닌가. 서용빈 감독도 잘하고 있지만, 분위기를 한 번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귀국 후 휴식 중인 김 감독은 일단 WBC 코치진으로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이 감독은 “단기전 경험도 많고, 대표팀에서 선수와 코치로도 경험을 쌓았다. 최적의 인물 아닌가”라며 웃었다.

1, 2군 감독 모두 통합우승을 경험한 사례는 많지 않다. 보는 시각에 따라 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두 감독의 신뢰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도 남는다. 나 단장과 이 감독 모두 “김 감독 성향 잘 알지 않느냐”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마법사 군단이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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