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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황재균의 어머니, 설민경 씨의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 시절 모습. 설 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혼자 방에서 마음을 졸이고 있었어요.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황재균(롯데·27)의 어머니 설민경(54) 씨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살짝 울림이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아들의 금메달 소식을 기다린 이의 목소리 다웠다. 설 씨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결승전이 끝난 직후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변에서 다들, 금메달을 낙관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야구는 알 수 없는 종목이잖아요. 도저히 시청을 할 수 없었어요”라면서 그제서야 살짝 웃음을 지었다.

설민경 씨는 체육계 원로다. 체육활동이 낯설었던 1960년대 고향인 안성에서 정구를 시작했고, 테니스 선수였던 남편 황정곤 씨의 권유로 테니스로 전향해 국가대표에 뽑혔다. 설민경 씨는 지난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조국의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설 씨는 선수생활을 마친 뒤 평범한 주부가 됐다.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즈음,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들 황재균 때문이었다. 황재균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수로 발탁되면서 한국 최초의 모자(母子) 대표팀 선수가 됐다.

황재균의 어머니, 설민경
[스포츠서울]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황재균의 어머니, 설민경 씨의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 시절 모습. 설 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 스포츠서울 DB

설민경 씨는 정작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경기를 단 한 번도 시청하지 못했다. 설 씨는 “제가 직접 보면, 이상하게도 경기에서 지더라구요. 이번 대표팀 전력이 좋아 금메달을 쉽게 딸 것이라 했지만, 예선부터 도저히 경기를 지켜볼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설 씨는 아시안게임에 직접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할 만큼 강한 심장을 갖고 있었지만, 정작 아들의 경기는 눈에 담기조차 어려웠다. 그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이 워낙 오래전 일이라 당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무척 떨렸던 그 기분은 기억해요. 그래서 아들이 이제까지 느꼈을 마음고생과 부담감, 떨림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통화도 안하고 야구 경기도 지켜보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설 씨는 결승전이 시작되자 TV를 끄고 집청소를 시작했다. 남편 황정곤 씨는 친척 집에 보내 경기를 지켜보게 했다. 방에 들어간 설 씨는 집안일을 하며 애써 야구 경기를 잊으려 했다. 대표팀이 4-3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한 8회초 2사 2,3루에서 황재균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트린 순간에도 설 씨는 TV를 켜지 않았다.

[SS포토]2타점 적시타 황재균의 포효
[스포츠서울]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한국과 대만의 야구 결승전 8회초 2사 2,3루 한국의 황재균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한껏 기뻐하고 있다. /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아들 황재균의 활약 소식을 들은 건, 경기 직후 였다. 남편 황정곤 씨의 낭보를 전해듣고, 그제서야 TV를 켰다. 그리고 그토록 참았던 전화를 걸었다. 설민경 씨는 “방금 (황)재균이와 잠깐 통화를 했어요. 매우 수고했다고…. 축하한다고 했어요. 그 말 밖에는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설 씨는 ‘아시안게임 최초의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는 이야기에도 큰 의미를 담지 않았다. 설 씨는 “주변에서 최초 기록이라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좋아요. 긴장과 부담을 이겨낸 아들이 자랑스러워요”라며 웃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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