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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언제 다시 대표팀에 올지 모른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일까. 자칫 K리그 올스타전 같은 이벤트 분위기로 흐를까 봐 우려한 벤투호(A대표팀)와 김학범호(올림픽팀)의 스페셜 매치는 기대 이상으로 박진감이 넘쳤다.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 기간 정상적인 국가대항전을 치르기 어려워 대한축구협회(KFA)가 기획한 10월 스페셜 매치는 긍정 효과를 얻고 있다. 기존 A매치와 비슷하게 1차전(9일) 나흘 전부터 소집 훈련을 진행한 양 팀 선수들은 첫 경기부터 뜨거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지난 1996년 4월2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도 박종환 감독의 A대표팀과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의 올림픽팀이 친선전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에도 이색적인 맞대결로 불렸지만 어디까지나 이벤트성 경기에 불과했다. 24년 만에 두 대표팀의 매치업이 성사됐으나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분위기에서 훈련 및 경기력 향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난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은 이런 우려를 불식하게 했다. 초반부터 양 팀은 거친 플레이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킥오프 3분 만에 올림픽팀 조규성이 돌파 과정에서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A대표팀 손준호의 강한 태클에 쓰러졌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까지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손준호에게 카드를 내밀진 않았지만 시작부터 불꽃이 튀었던 셈이다. 그리고 2분 뒤엔 올림픽팀 조영욱이 A대표팀 나상호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나상호는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 스토리도 일품이었다. 전반 ‘국가대표 자격 논란’에 시달렸던 왼쪽 풀백 이주용이 5년 2개월 만에 A대표팀 데뷔골을 넣었다. 후반엔 K리그1 ‘핫가이’로 불리는 송민규가 올림픽팀 데뷔전에서 화려한 개인 전술로 A대표팀 선배 수비수를 따돌리고 동점포에 성공했다. 또 이정협은 A대표팀이 1-2로 뒤진 후반 44분 동점골을 기록, ‘벤투호’에서 고대하던 첫 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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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A대표팀,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 모두 “언제 다시 모여서 훈련하고 경기할지 모른다”며 이번 2연전을 소홀히 여길 생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두 수장의 생각은 선수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대표팀 주력 요원은 해외리그 소속 선수다. 정상적인 환경을 되찾으면 해외파가 전술 기본 골격이 되고 국내리그 선수 중 눈도장을 받은 자가 주요 대회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다. 수장의 말처럼 언제 다시 증명의 장이 찾아올지 모른다. 전원 국내리거가 참가한 이번 2연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만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선수의 하고자 하는 의지는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관중이 들어찬다. KFA는 전날인 11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추면서 대표팀 경기에 목 마른 팬에게 관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관중 수용을 결정했다. 수용 인원은 3000명으로 팬들은 방역 지침에 의거해 음식물을 반입하고 육성이 아닌 손뼉으로 응원할 수 있다. 선수들은 팬이 보는 앞에서 실전 A매치 같은 긴장감 속에서 한결 더 동기부여를 품고 뛸 것으로 보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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