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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마이스터는 전작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유지하며 수평형 리어 콤비램프와 신규 디자인의 18, 19인치 휠을 적용했다.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2017년 데뷔한 기아차의 스팅어는 가장 기아차 같지 않은 차량으로 꼽힌다. 차체 지붕에서 트렁크로 선이 매끄럽게 내려가는 패스트백 디자인은 기아차 가운데 처음 선보인 디자인이었다. 또 기아차에서는 보기 드문 후륜구동 차량이라는 점도 스팅어를 이질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전문적인 스포츠카라 부르기 애매하지만 스팅어는 본격적인 스포츠카 수요가 많지 않은 국내에서 적절히 타협해 내놓은 고성능 차량이라 볼 수 있다. 스팅어는 2열 시트를 통해 4~5인이 탑승할 수 있고 첨단 편의시설도 대거 갖춰 장시간 주행해도 피곤하지 않다. 처음 TV CF에서 나타냈듯이 스팅어는 ‘펀 투 드라이브’에 최적화된 ‘그란 투리스모’(GT,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이며 패밀리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스팅어는 그러나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한 것치고는 판매량이 다소 아쉬웠고 그로 인해 후속 모델의 출시가 불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많은 카 마니아들은 우리나라에서 스팅어 같은 차량이 나온 것을 환영했고 그래서 더더욱 스팅어가 꾸준히 이어지길 바랐다.

그 바람을 담아 스팅어가 새롭게 출시됐다. 아주 많은 것이 바뀌진 않았지만 편의기능이 향상되고 디자인이 소폭 변경되면서 명칭도 ‘스팅어 마이스터’가 됐다. 기아차는 8일 스팅어 마이스터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하고 스팅어의 주행성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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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마이스터는 핸들 모양과 내비게이션 화면 등이 변경됐지만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전작과 흡사하다.

안국역 주차장에서 스팅어 마이스터에 탑승해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포함 약 80㎞를 주행했다. 시승한 모델은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스트림 G2.5 T-GDI’였다. 최고출력 304마력(PS), 최대 토크 43.0㎏f.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 스팅어 2.0 터보보다 마력과 토크가 모두 크게 개선됐고 연비 또한 향상돼 전작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스팅어 3.3의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2.5 터보를 구입해도 무방할 듯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스팅어의 인테리어와 핸들에 박혀 있는 ‘E’자 형상 전용 엠블럼이 반겨준다. 인테리어는 이전과 흡사하지만 핸들이 ‘D’자 모양으로 하단이 직선 처리됐고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도 8인치에서 10.25인치로 커졌다. 최신 현대·기아 상위 모델에 적용된 후측방 모니터는 고성능 차량답게 아날로그 계기판을 넣었고 가운데 부분만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좌·우측 깜박이를 켜도 동일한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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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측방 모니터는 클러스터 아날로그 계기판 사이 디스플레이 하나에 표기된다. 다른 현대·기아차가 좌우 2개의 디지털 계기판을 디스플레이로 전환했던 것과 다르다. 고성능 차량의 느낌을 유지하고자 고심했다.

이 밖에 리모트 360도 뷰, 내 차 위치 공유 기능, 기아 페이 등 첨단 기능이 추가됐고 차로 유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안전 편의사양이 기본 적용됐다.

차량의 주행감은 전작과 흡사하다. 액셀을 밟으면 묵직한 배기음과 더불어 경쾌하게 뛰쳐나간다. 3.3 터보에 비해 가속과 힘에서 차이를 보이겠지만 2.5도 급가속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공도를 달리며 주행해도 시속 160㎞ 구간까지는 빠르게 가속하며 코너링에서도 안정적인 자세 제어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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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마이스터는 의외로 트렁크 공간도 상당히 넓다.

승차감은 무척 단단해 요철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지만 물컹거리는 승차감보다는 단단한 느낌이 오히려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제공한다. 굽이 굽이 휘어지는 코너길에서도 후륜의 그립감을 유지하며 빠르게 반응한다. 전자식 배기음이 다소 귀에 거슬리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스팅어 마이스터는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가격 상승을 최소화했다. 이 가격으로 이 정도 첨단 편의장비와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스팅어의 후속 모델이 꾸준히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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