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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장마와 태풍 등으로 과일 작황이 부진하면서 8월말~9월에 나오는 햇사과 가격이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과 뿐만 아니라 각종 국산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가을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추석과 김장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졌던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0.7% 상승하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채소, 과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가 상승했다. 이는 2017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채소류가 28.5% 오르면서 농산물이 12.1% 상승한 영향이 컸다. 채소류 상승폭은 2016년 11월(32.9%) 이후 최대다. 축산물도 10.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수산물도 6.4% 올랐다. 과일 가격도 전체적으로 7.2%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다”며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6월 축산물 등 식품에서 나타났는데 8월에도 축산물이 높은 상승률을 보여 영향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일 농산물유통정보센터의 홍로 햇사과 도매가는 10㎏ 기준 7만1600원으로 지난해 4만3440원에 비해 64.8% 가격이 급증했다. 평년 도매 가격인 4만4314원과 비교해도 61.6%나 비싼 가격이다. 홍로는 추석 선물세트에 주로 포함되는 품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홍로 사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일조량이 부족하고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캠벨 포도 도매가 역시 5㎏ 기준 2만4240원으로 지난해 1만6960원에 비해 42.9%나 가격이 올랐다. 거봉 역시 도매가 2㎏ 기준 1만6440원으로 지난해 1만2000원에 비해 37%나 뛰었다.

채소류 가격도 급등했다. 오이의 경우 도매가 10㎏ 기준 지난해 1만5600원에 거래됐으나 3일 기준 117.6%나 상승한 3만3950원에 거래됐다. 애호박은 20개 기준 2만7560원으로 26.9% 상승했으며 무 20㎏ 역시 2만7160원으로 124.1%나 가격이 올랐다. 당근도 20㎏ 기준 5만8240원까지 가격이 치솟아 지난해에 비해 76.9%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태풍이 이어진 지난 2016년,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의 물가 상승”이라면서 “여러달에 거쳐 자연재해가 오는 경우 영향이 장기화되는데 이번 집중호우는 9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태풍이 닥친다면 그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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