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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개막이 코앞인데 사령탑이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대구FC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년간 대구와 함께한 안드레 감독과 이별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발표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전지훈련을 지휘하던 감독이 팀을 떠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안드레 감독은 2000년대 초반 안양LG에서 뛰면서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대구 조광래 사장과 사제관계를 맺었다. 그 인연으로 2015년 대구의 코치로 부임한 그는 2017년 5월 손현준 감독의 사퇴 직후 감독대행직을 맡았다. 그 해 연말에는 1부리그 잔류를 이끈 공을 인정받아 정식 감독에 선임됐다.

대구 구단과 안드레 감독의 동행은 순탄했다. 2018년 대구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기 단 1승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구 구단은 사령탑 교체 대신 안드레 감독의 재신임을 선택했다. 대구는 후반기 극적인 반전 스토리를 쓰면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K리그1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안드레 감독은 재임기간 많은 성과를 냈다. 대구에 창단 이후 첫 우승컵을 안겼고, 최고의 리그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사령탑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구단의 실책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연말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안드레 감독과의 재계약을 매듭지었어야한다. 해가 넘어갈 때까지 협상을 이어오다 이제와서 감독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은 시즌 준비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대구 구단은 “안드레 감독과 재계약 협상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해외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안드레 감독과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선수단을 이끌 적임자를 최대한 빨리 찾겠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안드레 감독을 보좌한 이병근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수석코치는 2018년 수원 삼성에서 감독대행직을 맡은 경험이 있다.

한편 안드레 감독은 자신의 SNS을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런 글을 쓰게 돼 마음이 너무나도 슬프다. 5년간 동고동락하며 지내온 대구FC! 1부리그 승격, FA컵 우승 그리고 구단 최초로 ACL 진출 등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함께 했다는 게 저에게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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