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오징어순대집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JTBC 예능 프로그램 ‘이태리 오징어순대집’이 외국인들의 한식당 운영기라는 이색적인 그림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은 최고 4.1%까지 기록했고 매회 2~3%대 성적표를 유지 중이다.(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호응에 힘입어 3회 연장과 새 시즌 제작이라는 결과도 냈다.

알베르토 몬디, 데이비드 맥기니스, 샘 오취리의 좌충우돌 식당 운영기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케미 또 이들과 알베르토 이웃과의 찰떡 호흡 등이 재미 요소로 꼽히고 있다. 평소 한국 음식에 관심이 있어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과 김치찌개를 찾거나, 칼칼하고 매운 생소한 맛에 감탄하는 손님 등 현지인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출을 맡은 홍상훈 PD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면서도 시트콤 같은 느낌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알베르토, 데이비드, 샘 세 명의 출연자와 알베르토의 가족, 친구들의 호흡이 좋아 재미가 더해지길 바랐는데 이 부분이 흥미롭게 그려진 것 같다. 모두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이 케미를 시청자들도 좋게 봐주셔서 괜찮은 반응이 나온 것 같다. ‘외국인의, 외국인들에 의한, 외국인들의 위한 특별한 한식당’이라는 콘셉트도 신기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시청자 호응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태리오징어순대집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은 오징어순대부터 문어국수, 떡갈비, 김치찌개, 모둠전 등 다양한 한식을 선보인다. 메뉴 선정은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협의해 결정됐다. 특히 한식당 운영을 제안한 알베르토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홍PD는 “알베르토가 자신의 동네에서 잘 팔릴 것 같다고 판단한 메뉴들로 구성했다. 이를테면 오징어순대는 베니스 쪽에 유사한 음식이 있어 선택하게 됐다. 조리법이나 재료는 조금 다른데 모양새가 비슷하다. 거부감 없이 드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내세웠다”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제목에 대한 비화도 밝혔다. “말 그대로 이태리에서 오징어순대 파는 집이라서 작명해봤다”는 홍PD는 “이태리랑 오징어 순대가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막상 붙여놓으니 재미있게 들렸다. 계속 읽다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그렇게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지인들이 한국 음식에 감탄하며 먹는 모습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홍PD는 “알베르토, 데이비드, 샘의 손맛이 좋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요리연구가 이혜정 씨에게 요리 법을 전수받은 것 외에도 추가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모두 각자 집에서 요리 연습을 열심히 했다. 열정이 대단했는데 방송으로 담지 못해 아쉽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태리오징어순대집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은 알베르토가 자신의 고향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힌 포부에서 출발한다. 알베르토는 “꿈이 생겼다. 고향에 한식당을 여는 것이다”, “이태리 사람 입장에서, 외국인이 한식을 해준다면 한식에 접근하기가 더 쉬울 것 같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자신이 큰 틀을 제시한 만큼 홀과 주방을 체크하는 것부터 요리까지 전방위로 살피는 리더십도 보였다. 알베르토가 구심점으로 흘러간 부분이기도 한데, 그가 현장에서 드러낸 부담감은 없었을까.

홍 PD는 “알베르토는 제가 ‘비정상회담’을 연출했을 때부터 알던 사이다. 책임감이 굉장히 강하다. 자신의 고향이 배경이고 가족, 친구에 동창, 옛 고향 친구까지 나왔으니 부담스러웠을 수 있었겠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알베르토의 지인도 도움을 많이 줬고 분위기도 좋았던 것이 알베르토에게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들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은 오는 20일 막을 내린다. 홍PD는 “출연자들과 알베르토 지인이 한 공간에서 힘들게 일했던 만큼, 모두 정이 많이 들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세 사람과 남아있어야 하는 현지 지인들이 어떤 그림으로 마무리를 짓는지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더욱 눈여겨 보셔야 될 부분”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은 종영 후, 재정비 기간을 거쳐 새 시즌으로 돌아온다. 홍PD는 “현재는 이태리 편에 집중하고 있다. 콘셉트나 출연진 등에 대한 건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전체적인 구상을 고민 중이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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