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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왼쪽), 차준환. 사진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한국 남·녀 피겨를 대표하는 간판 스케이터들이 나란히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출격한다.

유영(15·과천중)과 차준환(18·휘문고)은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 나선다. 본래 차준환만 이번 대회에 출전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유영이 지난달 말 마무리된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깜짝 성과를 내며 추가 배정을 받았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앞세워 시니어 데뷔 첫 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노린다. 지난 몇년 간 러시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고난도 점프의 흐름 속, 시니어 데뷔를 앞둔 유영은 지난해 하마다 미에 코치와 손잡고 트리플 악셀 훈련에 집중했다. 연착륙을 위한 비장의 무기는 첫 관문에서부터 통했다. 2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유영은 이를 바탕으로 세간의 예상을 뒤집고 포디움에 올랐다. 러시아와 일본, 캐나다, 미국 등 피겨 강국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죽음의 조’로 꼽힐 정도의 대회에서 올린 성과이기에 유영으로서는 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파이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 2차 대회보다 대진이 수월한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지난해 러시아선수권 우승자로 유영처럼 올해 시니어 데뷔한 안나 쉬체르바코바(러시아)가 쿼드러플(4회전) 러츠 점프를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2019 유럽선수권 여자 싱글 챔피언을 차지한 소피아 사모두로바(러시아)도 최근 체형 변화로 성적이 널뛰기 중이지만 경계할 만한 대상이다. 유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2009년 김연아 이후 10년 만의 파이널 진출을 노린다. 그는 “엔트리를 봤는데 2차 대회보단 낫지만 나름 쟁쟁하다. 파이널 진출이나 메달 획득보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는 게 가장 만족스러울 것 같다”며 클린 연기를 예고했다.

차준환은 앞선 대회 부진을 만회할 차례다. 지난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고 파이널까지 올라 3위를 차지한 차준환은 4대륙선수권 6위, 세계선수권 19위 등 이후 일정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며 막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명예회복을 위한 시즌을 출발했으나, 총점 219.67점으로 참가 선수 12명 가운데 최종 순위 8위에 그쳤다. 길어지는 슬럼프를 끊어내기 위해선 고난도 점프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1차 대회에서는 쿼드러플 3종(플립, 살코, 토루프) 점프를 모두 실패해 감점이 컸다.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으로 성공한다면 메달권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도전이다.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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