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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자발광 구조인 LG 올레드와 백라이트가 있어 응답속도가 느린 삼성 QLED TV는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는 다른 범주의 제품군이다. 마치 그랜저와 아반떼를 비교한 것과 같다” -LG전자 베스트샵 직원“LG전자의 OLED TV는 화이트 픽셀 하나 더 넣은 RGBW방식으로 완벽한 올레드라고 부를 수 없다. 삼성 QLED TV는 밝은 낮에도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직원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기술인 초고화질 8K TV에 대한 화질 논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의 비방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하반기 TV성수기를 맞아 가격 할인, 사은품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며 소비자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일~23일까지 4일간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을 들러 삼성과 LG전자의 TV의 판매 동향을 살펴봤다.
매장 직원들이 처음 소비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몇 인치대를 원하는지다. TV사이즈를 듣고 가격에 예민할 경우 할인이 많이 되는 제품을 추천하고, 가격에 예민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대형 QLED TV나 OLED TV를 추천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양사 제품을 두루 진열해놓은 전자랜드와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 양판점에서는 “가성비, 큰사이즈를 원하는 분들은 삼성 TV, 화질을 따지는 고객에겐 LG TV를 추천한다”는 설명도 종종했다. 또한 고가 제품을 살 경우 일부 매장에서는 사운드 바, 의류관리기, 소형 냉장고, LED마스크 등 기타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삼성, 가격인하 공세 강화…8K TV까지 할인폭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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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라는 단어가 삼성전자 TV에 붙은 이유는 최근 삼성전자가 TV 전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을 펼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QLED TV를 주축으로 사이즈와 라인업을 다변화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평균 20%대 할인폭을 보였다면 올해는 최대 30%까지 확대돼 TV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주요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4K QLED TV는 65·75·85인치, 8K QLED TV는 65·75·85인치가 전시돼있다. 82인치도 판매되는 사이즈인데 전시되지 않은 매장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에서 비중있게 전시해놓은 제품은 8K TV로, 그중 85인치 8K QLED TV가 가장 비싼 모델이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1890만원에 판매된다. 해당 출고가에서 카드할인, 매장 자체 할인 등 기준을 적용하면 평균 1250만원대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8K 75인치, 65인치 QLED TV는 할인이 반영된 가격으로 각각 750~900만원, 590~69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4K QLED TV는 65인치는 최저 250만원, 75인치는 390만원, 82인치는 550만원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삼성전자 매장 직원은 “올해 일본 무역제재 이슈로 패널 자재 등이 바뀌다보니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잘 팔리는 사이즈는 65인치 4K TV이지만 8K TV도 인기가 있다. 75인치 QLED 8K모델의 경우 지난달에만 10대 가까이 팔렸다”고 말했다.
◇LG, 4K OLED TV 판촉에 속도…55·65인치 할인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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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서는 8K OLED TV보다 4K OLED TV를 비중있게 전시했다. 전자랜드와 롯데 하이마트 등 일반 양판점에서는 8K TV를 찾기 어려웠다. LG 8K OLED TV는 지난 7월 출시된 데다 가격도 초고가인 만큼 베스트샵 강남본점, 백화점 등에 우선 비치해놓았고, 향후 전시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직원은 설명했다. 가장 초고가인 88인치 8K OLED TV는 출고가가 5260만원이지만 특별할인가 혜택 등을 적용하면 4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는 OLED가 QLED대비 평균 30%남짓 비싸다. 가격대 구성을 보면 한사이즈 큰 인치수의 삼성 QLED TV와 OLED TV가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예를 들면 LG OLED TV 65인치가 특정 매장에서 최저 370만원대로 살수 있는데 삼성전자의 75인치 QLED TV는 390만원대로 20만원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4K OLED TV의 경우 77인치는 각종 카드 할인들을 적용해 최저 880만원대, 65인치는 350~400만원대, 55인치는 180만원대로도 살 수 있다. OLED TV 할인폭은 55인치와 65인치에서 가장 컸다. LG매장 직원은 “같은 인치대 삼성 QLED TV는 백라이트가 있는 LED TV로 대량생산이 용이해 저렴한 것이고, LG OLED TV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생산한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해 가격이 높다. 그래도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OLED TV가격대가 15~20%정도 저렴해졌다. 5년전만해도 65인치 OLED TV는 1000만원을 넘었다”며 “특히 55인치는 패널 생산이 쉬워져 이제 20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양측 비방마케팅 심화…소비자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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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 양측 모두 상대편 TV를 비교하며 자사 제품이 화질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삼성전자 일부 매장에서는 번인현상과 관련한 문제를 짚은 책자를 비치해놓고 OLED TV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직원은 “LG올레드는 번인현상도 있는데다 완벽한 올레드가 아닌 화이트 색상 필터를 하나 더 넣은 RGBW(적녹청백)방식의 가짜 올레드”라면서 “깊은 블랙을 표현한다고 타사는 강조하지만 사실 평소 TV볼때 어두운 화면보다 밝은 화면으로 볼일이 많고, 낮에는 올레드TV가 빛반사 방지가 잘 안돼 커튼을 치지 않고는 제대로 볼 수 없다. 반면 삼성 QLED TV는 낮에도 선명한 색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일반 LED TV와 자사의 OLED TV 패널 구조를 비교한 모형을 TV 옆에 배치해 OLED TV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 직원은 “올레드 TV는 바로 빛이 투과돼 자연색 그대로 보여주고, 신호가 바로 가 응답속도가 빠른 반면 삼성은 백라이트가 존재해 응답속도가 느리고, 잔상 화면끌림 효과도 나타난다. 게다가 시야각도 좋지 않고 오래 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전 양판점 한 직원은 “최근 TV부문에서 비방 마케팅 홍보가 심해지는 분위기”라면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경우 현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많아서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화질, 가격, 지인들의 추천 등 다양한 기호를 고려해 최종 선택을 하는 만큼 이러한 마케팅은 일시적인 영향을 줄 뿐이다”라고 말했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가격할인과 물량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TV가격 할인폭이 더 커졌다. 최근 기업들이 네거티브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막연히 좋다고 강조하기 보단 비교를 해줘야 보다 소비자들에게 쉽게 인식시킬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일이 중요해진 만큼 양사의 네거티브 마케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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