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연기돌

[스포츠서울 김선우 기자]지상파, 종편, 케이블에 웹드라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드라마의 다양화에 따라 새로운 얼굴들도 만날 수 있는데, 유독 가수 출신, 그 중에서도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몇작품당 한명, 혹은 팀 당 한명 정도이거나 대부분이 현역 아이돌일때가 아닌 그룹활동 이후 배우로 전향하는 케이스가 많았지만 이젠 현재진행형인 것.

특히 최근들어 방영중인 드라마들 중에서 유난히 ‘연기돌’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가장 대표적인 가수 겸 배우는 아이유(이지은)다. 그는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특히나 점점 더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앨범활동 역시 소홀하지 않는 점도 높이 평가받는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기 때문. 물론 과거 KBS2 ‘프로듀사’ 신디 역할로 연기력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극이 전개될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이후 tvN ‘나의 아저씨’를 통해서는 내면의 우울함이 있는 인물마저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또 현재 방영 중인 tvN ‘호텔 델루나’에서는 전작과는 180도 다른 역할로 또 다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한 캐릭터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 않는 아이유는 어느덧 배우 이지은으로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아이유 뿐 아니라 블락비 피오, 구구단 미나도 ‘호텔 델루나’에 출연해 함께 드라마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또 KBS2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도 티아라 출신 지연과 구구단 세정이 캐스팅됐고 음악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만큼 높은 싱크로율 역시 기대받고 있다. 지연은 과거에도 ‘정글피쉬2’, ‘드림하이2’ 등에 출연하며 활약해온 ‘연기돌’답게 4년만 드라마 복귀임에도 녹슬지 않은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이외에도 ‘얼굴천재’들의 집합소, 판타지오 사단 ‘연기돌’들도 맹활약중이다. 아스트로 차은우는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첫 사극이자 첫 지상파 주연작을 소화 중이다. 방송 초반 어색함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상대역 신세경과의 케미로 화제를 모으며 점점 극에 녹아들고 있다는 평이다. 또 JTBC ‘열여덟이 순간’에서는 같은 팀 멤버 문빈이 출연 중이고, 특히 남자 주인공으로는 워너원 출신 옹성우가 김향기, 신승호와 함께 호흡하며 열여덟 청춘들의 희로애락을 그려내고 있다.

이처럼 ‘연기돌’들의 안방극장 승승장구가 계속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연기돌’이라 하면 전문 연기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대중의 우려와 업계의 혹독한 잣대를 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전문 연기자라는 카드가 있음에도 ‘연기돌’의 연이은 캐스팅 이유는 무엇일까. 꽤나 큰 리스크를 지녔음에도 한 드라마에 여러 ‘연기돌’이 출연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케팅적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국내면에서도 단기적인 홍보 효과 무시할 수 없고 특히 장기적으로 봤을때 해외로 수출시 유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일 국내 흥행이 아쉬워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이 뿐 아니라 ‘연기돌’ 자체에 대한 드라마 측의 만족도도 크다는 점이다. 아이돌 출신 가수들 특유의 근성과 성실성이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관계자들을 여러번 감탄시켰다는 후문.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모 걸그룹 멤버는 드라마 촬영 중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부상에 모든 스태프가 긴장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본인이 괜찮다며 안심시키더라. 연기도 정말 열심히 준비해오고 선배들에게도 많이 배운다. 선배들도 매우 예뻐했고,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았다. 그 후로도 꾸준히 작품을 하는 걸 보니 뿌듯했다”라며 “그러니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아이돌이라고 배제할 이유 없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소녀시대 윤아, 수영 등 ‘연기돌’ 출신 배우들은 초창기 본인들에게 쏟아졌던 선입견을 스스로 극복하고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까지 진출했다. 특히 윤아는 최근 ‘엑시트’로 개봉 일주일여만에 관객수 400만을 돌파하는 등 흥행 배우로도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기돌’ 독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연기돌’ 활약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건 배우들이다. 특히 신인배우들의 경우 가뜩이나 배역 하나 따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진다”라고 지적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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