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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핫식스’ 이정은(22)의 한껏 달아오른 샷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하며 미국 진출을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관심은 언제 정식으로 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이정은은 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 허스트 7번 코스에서 열린 LPGA 퀄리파잉 시리즈 마지막 8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2주에 걸쳐 치러진 8개 라운드를 최종 합계 18언더파 558타로 마친 이정은은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7라운드까지 세라 슈멜젤(미국)에게 2타 뒤진 2위였던 이정은은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고 슈멜젤이 4타를 잃으면서 ‘수석합격’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은은 지난달 18일자 발표 기준 여자골프 세계랭킹 19위로 Q시리즈 파이널에 직행했다. 이 대회는 출전 선수 102명 중 상위 45명에게 2019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준다. 길고 긴 8라운드를 1위로 마친 이정은은 “안 끝날 것 같았는데 드디어 끝나 기분이 너무 좋다. 집에 빨리 가고 싶다”면서 “수석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1등으로 통과하게돼서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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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정은은 미국 진출에 대한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뒤에도 LPGA 투어 진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먼 타국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투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신 가까운 일본 투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상금왕 자격으로 몇 차례 LPGA 무대를 겪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달리 선수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 등에 마음이 끌리면서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이정은은 최근까지도 “시드도 없이 간다 안간다 말하는 건 모순이다. 퀄리파잉 시리즈 결과가 나오면 그때 생각해보겠다”며 결정을 유보했다. Q시리즈를 1위로 통과하고도 현지 인터뷰에서 “미국 진출을 확정하고 도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서 가족과 상의하고 결정하려한다. 아직 영어도 잘 못하고 미국이란 나라가 너무 크다고 느껴져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정은은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고 올해도 상금(9억5305만원)과 평균 타수(69.725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미국 대회 출전을 병행하느라 16개 대회에만 출전해 대상 포인트 부문 1위를 지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LPGA 투어 6개 대회에만 나갔으면서도 총 27만7500달러(한화 약 3억1024만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4일 현재 LPGA 상금 순위 63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어느 정도는 경쟁력이 입증된 셈이다. 여기에 수석합격으로 시드권까지 확보했으니 미국 진출은 이제 최종 발표만을 남겨뒀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 때문에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오히려 가족들이 미국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권한다는 전언이다.
시즌 초 밝혔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그렇다.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려면 2020년 6월말까지 세계랭킹을 한국선수 중 2위, 또는 세계 15위 이상일 경우 한국선수 4위 안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포인트가 낮은 국내 무대에서만 뛸 경우 티켓을 손에 쥐기 어렵다. 세계랭킹 포인트 반영률이 높은 미국 투어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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