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녕=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한 지붕 아래 언니 동생들이 모두 함께 웃었다. 현대가의 자부심을 안고 뛰는 울산 현대청운중학교와 울산 현대고등학교가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이하 여왕기)를 제패했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여왕기를 현대 집안이 장악했다. 27일 경남 창녕 스포츠파크에서 일제히 열린 제26회 여왕기 중·고등부 결승전에서 현대청운중과 현대고가 동반 우승을 거뒀다. 현대 청운중은 경기 단월중을 1-0으로 꺾었고 현대고는 강원 화천정보산업고를 3-1로 제압하고 당당히 우승기를 들어올렸다.
현대고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화천정산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전반전을 끝냈고 우중충한 날씨와 함께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후반 해결사 강지우가 연달아 2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현대고는 경기 막바지 고유나의 쐐기골까지 더해 지난해 여왕기 준우승에 그쳤던 설움을 털어냈다. 주장으로서 대회 내내 팀을 이끌었던 구채현은 “예선전 때도 포항 여전고를 상대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이번 결승에서도 먼저 실점했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끝까지 열심히 했다”고 돌이켰다.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현대청운중은 후반 곽로영의 값진 결승골로 2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좀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친 탓에 김명만 감독의 목청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경기 후 김 감독은 그간 고생한 선수들에게 “사랑한다”며 수줍게 속내를 표현했다. 이어 “아이들이 물놀이를 좋아해서 우승과 관련 없이 1년에 한 번씩 워터파크에 가는데 이번엔 좀 더 기분 좋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중학생들이니 추억도 좀 많이 남겨야하지 않겠나. 놀이 문화를 좀 많이 들여와서 즐겁게 팀을 운영하고 싶다”며 애정어린 덕담도 잊지 않았다.
현대청운중과 현대고는 시상식을 기다리는 동안 함께 어우러져 기쁨을 나눴다. 친언니·동생처럼 서로를 다독이고 축하했고 개인 시상 후에는 주인공들을 격하게 반겨주는 특유의 축하 세리머니도 함께 펼치며 축제의 시간을 즐겼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 감독은 “현대고에 제자들이 많은데 우승도 같이하고 아이들이 상도 받아서 뿌듯하다”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현대고 구채현도 “현대라는 타이틀이 크니까 그만큼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동생들까지 잘해줘서 동반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
나란히 중·고등부 득점상을 수상한 현대고 강지우와 현대청운중 곽로영도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총 12골을 기록한 강지우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상을 받게 돼서 좋다. 다음에도 더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고 7골을 넣은 곽로영도 “앞으로도 더 노력해서 다음 번에도 꼭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둘은 나란히 서 있는 자리에 어색해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덕담을 이어갔다. 곽로영은 “게임을 볼 때마다 늘 참 잘한다고 느꼈다. 친구들도 (강)지우 언니를 보면서 배우고 싶은 점이 많다고 하는데 나도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만큼 많이 닮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자 강지우는 “(곽)로영이는 원래 잘 하는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우리 학교 내에도 소문이 파다했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나도 현대청운중 출신이다 보니 현대청운중 아이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김경만 감독님도 중학교 시절 힘들었을 때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신 분이라 기억에 남는다”라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동반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현대가의 대표 골잡이들은 “나중에 커서 대표팀에서 같이 뛰고 싶다”는 더 큰 포부와 함께 기분 좋게 여왕기를 마무리했다.
julym@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포토] \'우승 휩쓴 현대\' 중등부 현대청운중-고등부 현대고 우승 차](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8/06/28/news/2018062801001472300107861.jpg)
![[포토] 곽로영-강지우, 중-고등부 득점왕 차지](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8/06/28/news/201806280100147230010786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