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LG그룹 4세 수장 출범을 앞두고 재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그룹을 지휘하게 될 구광모 상무의 향후 역할 변화와 인사 시점이다. 이와 함께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와 그를 도울 LG 계열사 부회장 6인의 역할이 주목된다.

㈜LG는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구 상무가 사내이사가 되면 인사와 투자 등 그룹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며 본격적으로 그룹 계열사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인사 시점과 범위는 그룹 안정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최소 연말까지는 현 체제를 유지하고 이후 직급 및 인사 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내이사가 된 이후에도 구 상무는 지분 상속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야 하고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과의 관계 정리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구 상무를 두고 고 구본무 회장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 아직 경영능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다. 그는 1978년생으로 총수로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데다 그동안 그룹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거나 전자·화학·통신 등 그룹내 굵직한 계열사 경영을 이끈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구 상무의 나이와 경력(2006년 입사)을 고려해 단계적인 승진절차를 가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 부회장들과 경영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만큼 최소한 부회장 또는 사장 직급을 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른 한쪽에서는 인사 잡음을 줄이기 위해 회장으로 수직 승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그룹과 달리 LG그룹은 경영권 다툼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구본무 회장처럼 점진적인 승진 절차를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구 상무의 직급은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이 구 상무의 경영을 도울 6인의 조력자들의 역할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상무가 본격적으로 4세 경영 체제가 진행되면 하현회 ㈜LG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말 승진한 하 부회장은 올해 LG그룹의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주재하며 주요 계열사의 경영현안을 챙겨온 인물이다. 그는 2015년 (주)LG 대표이사 재임 시절 구 상무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가전 분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의 일등공신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또한 구 상무의 신사업 육성을 진행하는데 핵심적인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경영을 맡아온 구본준 부회장의 경우 장자인 구광모 상무로 경영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이른 시일 내에 계열 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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