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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탐정:리턴즈’(이언희 감독)로 관객들 앞에 나서는 배우 권상우는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으로서의 모습이 몸에 밴 권상우는 스스로도 “더이상 근사한 실장님 역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지 않냐”고 반문했다.
권상우는 극중 탐정을 꿈꾸며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생계를 위해 운영하던 만화방을 지인에게 넘기고 탐정사무소를 차린 강대만 역으로 나서며 셜록의 열혈팬답게 감각적인 추리력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눈치껏 집안의 가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애정있게 그렸다. 지난 2015년 ‘탐정:더 비기닝’에서는 둘째를 챙기느라 아기띠를 메고 현장에 나서는 모습부터 아내의 온갖 타박을 받아내는 모습까지 대만이의 가정사에 좀더 힘을 줬다면, 이번에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러려니’ 할 만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은 듯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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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개인적으로 ‘더 비기닝’할 때 대만이의 가정사에서 재밌는 부분이 더 많다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좀 걱정이 많았다. 시나리오로는 ‘더 비기닝’ 때가 더 안정감 있었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번에 시사회 때 영화를 보고 ‘깔끔한데!’ 했다. 완벽해진건지는 모르겠지만, 걱정되던 장면들이 잘 정리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 “이번에 아들이 납치되는 장면을 찍을 때 제일 재미가 있었다”면서 “나는 사실 (극중)가족들과 찍는 부분에 더 애정이 있다. 추리하는 장면에서는 콘티대로 가고 감독님 이 정해주는대로 갔는데, 가족들과 대만이의 사생활 연기에서는 더 재미있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실제 경험에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기 때문이었을까. 권상우는 “제가 연기하니까 당연히 제 모습이 있다. 그래도 대만이처럼 그렇게 찌질하진 않다. 남편들은 와이프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모습이 있다. 그래도 와이프 허락 안받고 만화방을 넘길만한 무모함은 없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극중 아내인)미옥이(서영희 분)가 집을 나가고 (둘째인)홍지 혼자 안고 빈 집 나올때 그컷을 보고는 ‘참 자연스럽다’ 했다. 저 느낌은 결혼 안해본 사람은 못한다. ‘탐정’에서 그런 부분은 내가 실제로 애 아빠니까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시작한거 였다. 전 예전에 멋있는 역할도 해봤다. 이거야말로 내 장르로 굳힐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고 자부심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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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만과 권상우는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할까. 그는 “60%. 집안에서 어쨌든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밀리는 건 사실이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근사하고 화려한 캐릭터에는 미련이 없다는 듯 말하는 것 같은데, 권상우는 “그게 관객들이 원하는 모습일 거라 생각했다”면서 “이 영화 이후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극중 힘을 뺀 연기에서도 그의 내려놓은 듯한 마음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에 권상우는 오히려 “간절했다”고 말하며 귀를 솔깃하게 했다. “1편이 대박난 게 아니었다. ‘신과 함께’는 아니었다”며 웃으면서 “그래도 우리의 모든 합이 좋았고, 가능성을 보고 속편을 찍으니까 대충 찍진 않았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찍었지만, 간절함은 더 컸다. ‘더 비기닝’ 할 때도 첫주를 힘들게 버텼다. 그래도 그때는 무슨 깡으로 잘 될 거라 믿었는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그때 잘 봐주신 사람들이 있어서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분이 묘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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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사회 후 반응은 “기대 이상”이어서 전편보다 더 좋은 기록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분 좋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는 건지 권상우는 도리어 “사실 영화가 너무 잘 되어도 걱정”이라며 엄살을 부렸다. “우리 영화는 성동일 선배의 액션이 많은데, 나이가 점점 많아지시니까 힘들어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전편(의 기록)만 넘어서면 좋겠다. 그러면 차곡차곡 계단 오르듯이 성장하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꾸준히 하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가 강조하듯 이제 두 아이의 아빠인 40대 배우로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시기인듯 여겨졌다. 권상우는 “‘말죽거리 잔혹사’나 ‘천국의 계단’ 등 지난거는 아무 의미 없다. 10대와 20대 초반의 아이들은 저를 잘 모른다. 저를 알지만 저의 작품은 모른다. 옛날 이야기 하는게 의미가 없다. 우리 자식이 빨리 큰 모습을 보고도 싶지만, 시간의 양면성이 있다. 드라마에서 나를 언제까지 주인공으로 써줄까. 앞으로 아무리 길어도 7년일거다. 그 7년을 한번 알차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7년을 열심히 일하면 우리 아이들이 아빠가 열심히 일한 배우라고 인지할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거 같다. 그 7년동안 사생활도 포기하고 열심히 일 하고 싶다. 그 이야기를 와이프에게도 했다. 그래서 내년까지 안 쉬고 세 작품을 벌써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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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해외활동에 집중했고,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마음이 바뀐 이유는 나이탓일까. 그는 “뭔가 영화판에서 소외된 느낌도 많이 들기도 했다. 활발히 영화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언제 이 영화판에 같이 어울리게 된거지 생각해봤는데 2003~5년에 시상식장에 좀 가보고 많이 못 가본 것 같다. 내가 작품활동을 많이 안 한 건 아니지만 단절된 기간이 있었다. 이제는 영화 쪽에 좀더 집중하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의 바람대로 영화계에서 좀더 주목받는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영화 ‘탐정:리턴즈’가 권상우의 필모그래프에서 어떤 변곡점을 만들어줄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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