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우 PD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나영석표 예능은 이제 믿고 보는 하나의 예능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정작 나영석 PD는 그 공을 나영석 사단이라 불리는 후배 연출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박희연, 신효정, 양정우 등이 공동 연출의 이름을 올리며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 중 2011년 CJ E&M 공채 1기 출신인 양 PD는 tvN 스페셜, 피플인사이드, 리틀빅히어로 등의 제작에 참여하다 2013년부터 tvN으로 이적한 나영석 PD의 버라이어티 팀에 합류했다. 지난해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편을 공동연출하며 입봉했고 ‘신서유기2’에서는 토론배틀과 스피드 퀴즈 그리고 웃음 배틀에 등장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얼마전 종영한 ‘삼시세끼-어촌3’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며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이명한 tvN 본부장도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주역으로 그를 꼽기도 했다. 생애 첫 인터뷰에 나선 양정우 PD에게 ‘삼시세끼’, 나영석PD, tvN에 대해 물어봤다.

<인터뷰①에 이어>-나영석PD와 작업은 어떤가.

PD가 되기 전부터 존경하고 좋아하던 사람이다. 같이 일을 하게 됐을 때 너무 좋았고 몇년 동안 같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됐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시나리오를 안 정해놓고 찍다 보니 현장 판단이 중요한데 그 판단이 굉장히 빠르고 정확한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나영석 사단으로 불린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일도 잘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데 바로 그 사람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모두가 다 따른다. 처음 ‘삼시세끼’를 시작할 때 잘된 이유도 ‘1박2일’부터 쌓아온 스태프가 다 모여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것이 주요한 것 같다. 기획의도나 포맷으로 볼때는 빈자리가 많은 프로그램인데 서로 다른 능력이 모여 위험한 기획을 성공시켰다. 오랫동안 스태프를 챙기는 PD는 잘 없다. 항상 촬영장에서 겸손하고 청렴한 것을 강조하신다.

-나영석 사단은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노동력과 업무량으로 승부한다. 구성원도 조용하고 말 잘듣는 친구가 많고 공통점이 있다면 집에 잘 안가고 밤을 잘 샌다. 우리처럼 집요하게 하는 예능팀이 잘 없다. 일요일에 출근해 금요일에 퇴근하는 사이클을 3년정도 했다. 2주정도 집에 안간적도 있고 편집실에서 4~5일을 안 나온적도 있다. 당시 너무 힘들어서 처음으로 편집회의 때 티를 낸 적이 있다. 나영석 PD가 밤에 조용히 부르시더니 ‘나는 이 생활을 10년 했으니 너는 이제 7년만 더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 만큼 버틴 선배가 있다는 것이 힘이 됐다. 그리고 금요일 방송이 나가면서 반응이 오면 큰 희열을 느끼고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양정우 PD

-나영석표 예능은 나영석 사단이 만들지만 대중은 나영석 PD만 기억한다.

아쉽게 생각한 적은 없다. 나영석 PD가 오기전까지 tvN 프로그램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나 역시 입사 초창기에는 시청률 0.02%가 나와서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고난의 시기를 겪어서 그런지 ‘왜 너는 몰라 주지’보다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으로 감사하다. 앞선 ‘삼시세끼’에서도 내이름은 없지만 많은 부분을 만들었다. 누가 알아주는 것은 상관없고 이름이 올라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영석이라는 큰 우산을 쓰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도록 해주는 것이 나영석 PD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다.

-나영석표 예능으로 대변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묘미는 무엇인가.

화면에 보여지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다 알고 계시다는 느낌이 있다. 우리가 만드는 것보다 시청자가 더 많은 것을 봐주신다. 시청자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고 예전처럼 각본이 짜여지면 놀랄 정도로 잘 아신다.

-정형화 된다는 의견도 있다.

‘삼시세끼’는 벌써 많은 시즌을 거쳐 왔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전에 좋았던 내용도 지금와서는 재미가 덜하다. 늘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