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침착하고 냉정해야 합니다.”
KIA 포수 이홍구(26)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지난 1월 16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가 2일 훈련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3일 귀국한 뒤 시범경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홍구는 스프링캠프 기간이 짧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많은데, 벌써 캠프가 끝났다. 수비나 타격 모두 생각했던 것보다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시범경기가 끝났을 때에는, 같은 기분이 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 성실하다. 표정도 밝다. 웃는 얼굴이라 오해도 많이 사지만, 코칭스태프가 주문한 것은 묵묵히 해낸다. 코치들은 “하나를 알려주면 두 세개를 깨달아야 좋은 선수다. (이)홍구는 하나를 알려주면 하나가 될 때까지 집중하는 매력이 있다. 응용력은 떨어지지만, 기본기를 확실히 다져가고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백용환(27)과 비교될 수밖에 없지만, 우직함에서는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이홍구는 “아직 수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평소에는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막상 경기에서 위기에 몰리니 우왕좌왕하는 게 스스로 느껴질 정도였다. 경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위기 상황에 어떤 식으로 볼배합을 해야할지 생각이 안나 혼났다. 포수가 투수들에게 신뢰를 줘야하는데, 이 부분에서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스프링캠프 첫 해였던 지난해보다 심리적으로 여유는 있다. 그는 “작년에는 따라다니기 급급했는데 올해는 알고 움직인다. 연습경기를 할 때에도 볼배합에 잘못됐거나, 블로킹 실수를 하면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급함이 작년보다는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범경기 동안 블로킹과 2루 송구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홍구는 “타격으로도 투수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2경기에서 홈런 12개를 때려내 장타력을 인정 받았지만, 삼진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홍구는 “버스터(번트모션에서 강공으로 전환하는 동작)로 타격할 때 밸런스나 타이밍이 잘 맞는 경우가 많다. 감독님께서 ‘연습경기 때 차라리 버스터로 쳐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 해보지 못했다. 대신 버스터 때 느낀 감각을 정상 타격으로도 느낄 수 있도록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2스트라이크가 되면 손가락 하나 정도 배트를 짧게 잡고, 노스텝으로 전환해 콘택트 위주의 짧은 스윙을 한다. 그래도 힘이 워낙 좋아, 펜스를 넘어가기 일쑤. 그는 “감독님께서 삼진당하는 것을 너무 싫어하시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의식 전환이 됐다. 어떻게 하면 삼진을 당하지 않을까 고민하다보니 2스트라이크 이후에 더 집중하게 된다. 힘은 자신있기 때문에 세밀함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길게 보고,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