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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디셈버 DK(왼쪽)와 윤혁.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전국에 부는 ‘응팔열풍’이 음원차트에도 복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가운데 응팔 OST 역시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머물고 있다. 1980년대 명곡이 새로운 가창자를 만나 또 다른 생명을 얻고 있다. 특히 다섯번째 주자로 나선 7년차 남성 듀오 디셈버(DK·윤혁)는 변진섭의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을 자신의 색으로 덧칠해 안방극장에 감성을 흔들고 있다.

7년차 남성 듀오 디셈버는 앞선 OST 가창자인 김필, 이적, 오혁, 박보람에 비해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에게 낯익다. 이미 데뷔초 드라마 ‘아이리스’ OST ‘사랑 참’, ‘돌아올 순 없나요’를 부르며 큰 인기와 실력을 입증했다. 다시금 ‘응팔’ OST를 통해 본인들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다시 한번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번 작업은 솔직히 우리가 꿀단지를 안은 것 같았다. 과분한 기회였다. OST 작업은 이전부터 회사에 많이 어필했다. ‘아이리스’ 후에도 좋은 드라마 OST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 앨범 활동과 맞물려 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이밍도 맞았고 제작진이 우리 목소리를 들으시고 오디션 비슷한 것을 통해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DK) “사실 우리 앨범이 음원 상위권에 올라도 금방 빠져 아쉬움이 컸다. 대중들이 우리를 몰라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OST를 통해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다시금 잘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윤혁)

올 겨울 ‘응팔’ OST로 목소리를 알린 디셈버지만 2015년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더 컸다. 디셈버는 올해 6월 두 멤버 모두 전역 후 야심차게 준비한 앨범을 선보였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했다. 9월과 11월, 두 장의 미니앨범과 최근 ‘잊은거니’까지 공격적으로 활동에 나섰지만 예전만한 반응은 아니었다. “솔직히 음원차트 성적은 100% 우리 책임이다. 우리가 명반을 못 만들었다.”(윤혁) “사실 칼을 갈고 나왔다. 군대 가기전에는 그래도 발라드가 음원차트에서 선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시점은 쉽지가 않다. 우리가 잊히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인지도 역시 하락한 상태여서 우리 목소리를 들려줄 기회와 힘을 잃어 아쉬웠다. 하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 대중에게는 잠시 외면을 당했지만 앞으로 디셈버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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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제공|CJ E&M

2000년대 실력파 남성 듀오가 가요계 맹활약을 했고 발라드 역시 강세를 이루었지만 현재는 그 힘과 영향력이 예전만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DK는 “나름대로 분석을 했는데 우리 민족은 노래를 기본적으로 잘한다.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가수가 발굴되다 보니 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장르가 발라드 가수다. 트렌드가 록발라드와 R&B에 이어 아이돌 댄스 음악과 사운드로 승부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멜로디 송이 아니라 사운드로 가는 감각적인 힙합이 대세를 이룬다. 하지만 그런 흐름에도 임창정 선배님과 브라운 아이드 소울 선배님을 보면 역시 실력과 인지도가 있는 분들은 된다. 자기색을 확실하게 가져가야만 될 수 있다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사실 디셈버는 데뷔 당시 제2의 브라운 아이즈, 제2의 바이브로 불리던 실력파 보컬 그룹였다. 전역 후에도 DK는 불후의 명곡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고 최근에는 윤혁과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윤혁은 “실력이 모자란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해온 노력이나 쌓아온 커리어는 자신있다. 서로를 믿고 있고 우리는 노래하는 가수다. 우리의 주무기는 노래”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이어 “불후에서는 DK와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했다. 우승을 못했지만 후회가 전혀 없다. 오래간만에 노래할 수 있는 여건이 최적화된 무대에 올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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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디셈버 DK(왼쪽)와 윤혁.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2009년 데뷔 후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디셈버가 가고자 하는 길은 무엇일까. “제일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누구한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과거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짙은 색의 발라드를 하고 싶다고 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우리색을 하는게 좋다”(윤혁) “짙다는 말은 딥하기 보다는 기본에 돌아간다는 의미에 가깝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유턴을 한다. 편법, 편승이나 요행수가 아닌 스탠더드 발라드로 승부를 걸겠다, 내년 봄 정규앨범을 준비중인데 앨범 타이틀이 ‘유턴’일 수도 있다(웃음)” (DK)

2016년 새로운 비상을 계획하는 디셈버는 어떤 모습으로 대중에게 기억되길 바랄까. DK는 “과거 ‘발라드하면 디셈버, 듀엣하면 디셈버’식의 답을 많이 했다. 이제는 그런 말보다는 이 그룹이 반짝하는 팀이 아니구나. 끈기 있게 길게 음악을 하면서 대중에게 계속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줄려고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기대했다. 윤혁도 “임창정 선배님이나 많은 선배들이 오랜기간 활동을 하고 계신다. 우리 역시 계속 음악을 하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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