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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제대로 전력보강을 한 롯데가 벌써부터 내년 시즌 다크호스로 꼽힌다. 롯데의 도약을 기대하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우완투수 고원준(25)의 복귀다. 2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다시 서는 고원준이 생애 첫 10승을 거두느냐에 따라 롯데의 내년 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 군에서 성숙해져 돌아온 고원준은 겨우내 개인 훈련에 집중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고원준은 2011년 넥센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돼 그 해에 이어 2012년까지 롯데의 선발투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11년 36경기에 등판해 9승(7패, 방어율 4.19)을 거두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2년 19경기에 등판해 3승7패, 2013년 13경기에서 1승4패에 그친 뒤 상무에 입단했다. 상무에서 고원준은 퓨쳐스리그(2군)에서 꾸준히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해 풀시즌을 치르고 통증이 있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순조롭게 마치고 실전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됐다. 몸상태가 100%라 할 수 없는데도 마무리 캠프에서 최고 구속 146㎞까지 찍었다.
고원준은 설레는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다시 1군에서 던지게 됐다. 한 경기, 한 경기 전력으로 임할 생각이다. 선발자리도 확정된 게 아니다. 선발을 맡게 되면 꾸준히 등판하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원준의 한 시즌 최고 승수는 2011년 기록한 9승이다. 생애 첫 10승 달성에 욕심이 날 법하고, 롯데 역시 고원준의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을 고대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고원준이 주춤할 때도, 롯데 구단 수뇌부는 늘 고원준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1군 마운드에 다시 서는 고원준은 “10승보다 풀타임 등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풀타임 선발 등판할 경우 보통 25~35경기 정도 등판하는데, 꾸준히 선발로 나설 경우 두 자릿수 승수도 자연스레 따라올 전망이다.
팔꿈치 통증이 사라지며 자신감도 회복했다. 고원준은 “(입대 전) 좋지 않았을 때 팔꿈치가 사실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입대 전 고원준의 구속 저하에 ‘어린 투수가 벌써부터 손가락 장난(변화구)에 맛을 들여서 그렇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팔꿈치 통증이 그를 괴롭힌 것이다. 하지만 수술로 통증을 잡았고, 이제 다시 힘차게 공을 던지는 일만 남았다. 고원준은 “당시 팔꿈치가 좋지 않아서 직구의 구속이 떨어지더라. 직구가 느려져 변화구를 던졌던 것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프지 않다. 아프기 전에 140㎞ 후반대까지 구속이 나왔는데, 충분히 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재활 기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며 몸집도 키웠다. 고원준은 지난 9일부터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며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상무 시절 정신적으로 성숙한 고원준은 자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군에 있으면서 되돌아볼 시간이 많았다.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달라진 고원준, 롯데의 믿는 구석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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