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fkkf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친 로리 매킬로이가 인스타그램에 목발을 짚은 사진을 올렸다.

[스포츠서울]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6일 개막하는 브리티시오픈에 불참한다고 9일 밝혔다. 최근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발목 인대가 파열됐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오픈은 메이저 대회다. 게다가 매킬로이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골프와 전혀 상관없는 축구를 하다가 중요한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으니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매킬로이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들은 종종 희한한 이유로 부상이나 사고를 당하곤 한다. 축구를 하다가 다친 것 정도는 약과다.

의외로 많은 선수들이 TV를 보다가 부상을 당한다. 축구 선수 중에는 TV 시청이 취미인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러다 보니 리모컨 때문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아일랜드의 축구 스타 로비 킨과 첼시에서 활약한 이탈리아 골키퍼 카를로 쿠디치니가 리모컨을 잡으려다가 무릎을 다친 경우다. 잉글랜드 최고의 골키퍼들인 데이비드 시먼과 데이비드 제임스도 리모컨 때문에 근육이 늘어나 경기에 결장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의 구원투수였던 리키 본스도 2000년 클럽하우스에서 TV를 보다가 채널을 바꾸려고 의자에서 일어나다가 허리를 다쳐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황당한 부상은 메이저리그에 많다. 새미 소사는 시카고 컵스 시절이었던 2004년 심한 재채기로 허리에 부상을 입어 DL에 올랐다. 켄 그리피 주니어는 이상한 이유로 경기에 빠지곤 했는데 한 번은 한 번은 아들과 레슬링을 하다가 공을 던지는 손이 부러져 결장해야 했다. 칼 립켄 주니어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동료들과 단체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에게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연속 출장 기록을 세우며 ‘철인’으로 불린 립켄은 코를 다치고도 계속 경기에 나섰다. 애틀랜타 투수 존 스몰츠는 가슴에 심한 화상을 입었는데 셔츠를 입은 채 다림질을 하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스몰츠는 셔츠를 입은 채 다림질을 한 것이 아니라 막 다림질을 마친 셔츠를 입다가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강타자 케빈 미첼은 구역질하다가 허리를 다치는가 하면 냉동 도넛을 전자레인지로 덜 해동한 채 먹다가 이가 부러져 경기에 못 나선 적도 있다. 놀런 라이언은 1985년 코요테 우리에 손을 내밀었다가 왼손을 물렸다.

영어로 무좀을 ‘운동선수의 발(athlete’s foot)이라고 한다. 일반인보다 발을 많이 사용하고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운동선수들에게 잘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무좀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드물다. 스위치 히터로, 독특한 타격 자세로 유명했던 미키 테틀턴은 심한 무좀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신발끈을 너무 꽉 조여 맸기 때문이라고 한다.

축구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스코틀랜드 레인저스의 수비수 커크 브로드풋은 2009년 얼굴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수란 요리를 만들어 먹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돌렸는데 잘못 해서 터지는 바람에 뜨거운 계란을 얼굴에 뒤집어쓴 것이다. 잉글랜드 레딩 FC의 스트라이커 르로이 리타는 2007년에 병원 신세를 졌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다가 근육이 파열된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포워드 매트 보너는 2014~2015시즌 슈팅하지 않는 쪽 팔의 테니스 엘보 증상 때문에 고생했다. 그런데 그는 최근 콩코드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 때문에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 쓰던 것보다 더 큰 화면의 아이폰6 플러스를 사용한 것이 손과 팔에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아이폰이 커지면서 버튼을 누르려면 손을 좀 더 뻗어야 하기 때문에 통증이 생겼다는 주장인데, 208㎝에 107㎏의 거구가 아이폰이 커졌다고 문제가 생긴다면 보통 사람들은 어떨까. 자신의 종목에서 엄청난 운동 능력을 발휘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일상 생활에서는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황당한 부상을 당하는 이유가 뭘까? 경기는 물론 훈련에서도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면 긴장이 너무 풀어지는 까닭이 아닐까?

체육부 선임기자 bukr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