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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미술관 입성을 놓고 미술계가 시끌시끌하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아이돌 가수 지드래곤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입성해 미술 무대에 진출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과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민석)가 공동 기획해 오는 9일부터 여는 전시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전을 통해서다. 전시 제목인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드래곤이 지은 자신의 또다른 이름이자 지드래곤의 세계를 상징한다.

지드래곤의 전시지만 지드래곤이 직접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지드래곤은 자신이 지금까지 컬렉션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장에 내놓는다. 자신의 취향을 알린다는 의미다. 그리고 권오상, 박형근 등 국내는 물론 마이클 스코긴스, 제임스 클라 등 해외 미술가 12명이 지드래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창작해 전시한다. 이들이 창작한 작품은 지드래곤이 향후 구매해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이후 세계로 순회전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 전시를 기획한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서울 시민 중 미술 향유층은 약 15% 정도다. 나머지는 미술관에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이 분들을 미술관으로 이끌기 위해 대중문화 장르와 크로스 오버해 미술계 지평을 넓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술계에서는 대중스타와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이색적인 전시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만난 10여명의 작가들에게 일일이 질문해본 결과 “지드래곤의 무대는 공연장이다. 물론 직접 그림을 그린다면 미술관에서 전시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들에게 의뢰한 그림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전시를 연다는 것은 무리수로 보인다”, “지드래곤의 전시가 미술계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의문이다”, “젊은 작가들은 전시를 하고 싶어도 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곳이 미술관이다. 그런데 대중가수가 전시를 한다니 박탈감이 느껴진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환영하고 싶다”,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가수니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문화와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드래곤은 분명 매력적인 톱스타다. 팝아트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게다가 대중적 인지도까지 폭발적이므로 전시는 흥행할 것이 분명하다.

아쉬운 점은 미술관의 태도다. 이번 전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정체성 확립을 위해 블록버스터 전시를 하지 않겠다던 선언이 무색해졌다. 게다가 미술향유층을 확대할 목적으로 여는 상업전시가 작가들의 창작의지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찬반 의견에서 반대쪽이 조금 많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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