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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400홈런을 눈앞에 둔 이승엽이 등장했는데, 잠자리채 물결은 사라졌다
시계를 돌려보자. 지난 2003년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해 야구장 외야는 잠자리채 물결로 뒤덥혔다. 구장을 따지지 않고 이승엽이 가는 곳마다 잠자리채는 외야에서 넘실거렸다. 당시 국내프로야구 최다홈런기록과 함께 아시아홈런 신기록을 향한 이승엽의 홈런공 가치는 억대를 호가했기 때문이다. 상징성과 함께 경제적인 가치가 더해져 많은 관중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야구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승엽이 400호 홈런에 1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잠자리채가 지난 2003년 처럼 보이지 않는다. 31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는데, 외야에 관중은 가득했지만, 잠자리채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관중들은 글러브를 손에 끼고서 이승엽의 역사적인 홈런공을 기다렸다. 글러브가 없으면 쓰고 있던 모자를 손에 쥔 모습이었다. 수건을 들고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관중도 보였다.
이날 잠실구장에 잠자리채가 사라진 이유는 야구장 안전관람을 위한 조치의 결과였다. KBO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터 진행해온 SAFE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각 구장의 안전 보안 규정이 강화됐다. 그동안 야구장내 각종 안전사고의 주요원인이었던 맥주캔과 병, 1리터가 넘는 페트병의 반입을 제한했다. 또한 안전을 위협하는 칼, 가위 등의 반입도 금지했다. 1m가 넘는 잠자리채도 야구장 내입 불가 품목이다. 이날 잠실구장에 잠자리채를 들고 온 관중은 경기 후 돌려받게 됐다.
잠자리채가 사라진 이유로는 2003년 만큼 화제가 되지 않는 것과 함께 홈런공에 대한 보상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400홈런 습득자에 대한 보상으로 “구단에 기증 의사를 밝히면 해당 공은 삼성 라이온즈 역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습득자에게는 최신형 휴대전화 갤럭시 S6 1대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를 답례로 전달한다. 기념비적인 공을 습득한 팬은 400홈런 공식 시상식 당일 경기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서는 영예도 얻는다. 물론 기증 의사가 없으면, 해당팬이 홈런볼의 소유권을 갖는다”라고 밝혔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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