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화 김성근 감독  '오늘을 위해 준비했다' (야구개막)
[스포츠서울] 28일 목동구장에서 ‘2015 KBO 리그’ 넥센과 한화의 개막경기가 열린다.한화 김성근 감독이 경기 전 긴장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 목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한화가 28일 목동구장에서 진행된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4-5로 석패했다. 연장 12회말 한화 송창식이 상대 타자 서건창에게 굿바이 홈런을 허용한 드라마 같은 패배였다. 한화로선 아쉬운 패배였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전에 볼 수 없던 끈끈한 플레이와 집요함이 경기 곳곳에 묻어있었다.

한화의 플레이엔 집요함이 있었다. 이날 넥센은 고졸 4년차 포수 김재현에게 포수 미트를 씌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주전 포수 박동원이 가벼운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김재현에게 무거운 짐을 들게 했다. 김재현은 이날 경기가 1군 데뷔 전이었다. 개막전 및 데뷔전이라는 부담의 강도는 매우 강했다.

한화는 이를 적극 활용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신인 포수 김재현이 누구인지 물어봤다. 김 감독은 “염 감독이 수비 실력만큼은 박동원에 버금간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경기가 시작되자 집요하게 김재현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김재현의 심리상태를 이용한 것이다.

한화는 이날 무려 4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첫 도루는 2회초 1사 1루에서 나왔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나이저 모건 타석 때, 히트앤드런 작전을 펼쳤다. 모건의 배트는 허공을 휘둘러 삼진이 됐지만, 1루 주자 김회성은 2루에 안착했다. 김회성은 이날 도루가 생애 첫 도루일 정도로 발이 느린 타자지만, 여유있게 세이프 됐다. 넥센 김재현이 2루로 공을 뿌렸는데, 송구는 2루수의 키를 넘기는 악송구가 됐기 때문이다.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김성근 감독의 작전 성공이었다.

김재현은 떨고 있는 티가 많이 났다. 한화는 다시 한번 도루를 시도했다. 3회초 1사 1루에서 강경학이 뛰었다. 김재현은 포구 실수를 했다. 강경학은 무사하게 2루 진루에 성공했고 이후 이용규의 볼넷, 권용관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만약 강경학의 도루가 실패했다면, 기대할 수 없는 득점이었다. 상대 포수의 실수가 연달아 발생하자, 한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했다. 4회에 송주호, 8회에 모건이 각각 도루에 성공했다. 한화는 지난해 팀 도루 70개로 9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기동력 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한화는 상대 약점을 역으로 이용해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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