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과달루페=정다워 기자]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스터리한 졸전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 경기 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로 A조 최하위 평가를 받은 남아공을 상대로 허탈한 패배를 당했다.

충격적인 경기력이다. 전반부터 선수들은 발이 묶인 듯 기동력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스리백 수비 라인을 제외한 미드필드, 사이드백, 공격진 모두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지난 19일 멕시코전 이후 5일의 휴식 시간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웠다.

황인범과 백승호, 두 중앙 미드필더는 활동량이 떨어져 지속해서 중앙에 공간을 노출했다. 패스 실수도 자주 나와 상대에 역습을 얻어 맞기 일쑤였다. 왼쪽의 이태석, 오른쪽의 설영우는 공격적인 면에서 윙백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했다.

홍 감독이 ‘캡틴’ 손흥민과 이재성을 벤치에 앉혀두고 과감하게 선발로 내세운 ‘원톱’ 오현규, ‘왼쪽 윙포워드’ 황희찬 카드도 대실패다. 황희찬은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현규도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에서 밀렸다. 공을 소유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오른쪽 측면을 책임진 이강인이 고군분투했지만, 그 역시 몸이 평소보다 무거웠다. 게다가 발이 느려진 동료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후반 교체 자원의 상태도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이 홀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엔 무리였고, 스트라이커 조규성도 상대 견제를 이겨내지 못했다.

전술이나 전략, 용병술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활동량이 받쳐주지 않은 경기다. 현대 축구에선 활동량과 기동력, 고강도 스프린트가 중요한 요소다. 누가 더 많이 뛰는지, 효과적으로 뛰는지에 따라 내용과 결과가 달라진다. 그런데 홍명보호는 ‘거북이 축구’로 일관하며 활발했던 남아공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지난 1, 2차전을 경기력을 생각하면 ‘미스터리’다.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우수한 조직력을 뽐내며 2-1 승리했다. A조 최강자이자 개최국인 멕시코와 경기에서도 대등하게 싸웠다. 특히 수비에서 완성도가 높았다. 두 경기를 베이스로 하면 남아공전 졸전은 상상 밖 시나리오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납득할 수 있지만, 전반부터 기동력이 이전보다 떨어진 건 설명이 불가능하다. 경기가 열린 과달루페는 킥오프 시간 때 섭씨 29도, 습도 70%였다. 더운 날씨지만 이 정도로 경기력을 떨어뜨릴 수준은 아니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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