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449일 만에 ‘멀티포’ 폭발
장갑 찢어져 교체 후 타격, 결과는 홈런
3회도, 8회도 그랬다
김도영이 초구 쳤다면, 홈런 없었을지도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인생은 타미밍이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KIA 나성범(37)이 새삼 느꼈다. 앞 타자 김도영(23) 덕을 봤다. 진짜 야구 묘하다.
나성범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경기에서 3회말과 8회말 홈런을 터뜨렸다. 각각 솔로포와 투런포다. 덕분에 KIA고 5-4로 이겼다.

'1경기 2홈런'은 무려 449일 만이다. 그는 "기억도 안 난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2025년 3월25일 광주 키움전 이후 처음이다. 거의 1년3개월 정도 걸린 셈이다.
3회말 LG 장현식 상대로 중월 솔로 아치 그렸다. 1-1에서 2-1로 앞서는 홈런이다. 8회말에는 약셀 리오스 상대로 우중월 투런포다. 시속 158㎞ 속구를 걷어 올렸다. 비거리 130m짜리 대포다. 이 홈런으로 5-2가 됐다. 사실상 결승 홈런이다.
경기 후 나성범은 "리오스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변화구도 빠르더라. 시속 140㎞ 후반대도 보였다. 헛스윙 하더라도, 그냥 빠른 타이밍에 나가자고 생각했다. 던지면 돌린다는 생각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숨은 얘기가 하나 있다. 장갑과 얽힌 얘기다. "첫 타석 후 장갑이 찢어졌다.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바꿨다. 그랬더니 3회 홈런이 나왔다. 8회에도 그랬다. 손바닥을 보니 찢어지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바꿀까 말까 고민했다. (김)도영이가 초구 볼이 들어왔다. 그때 쳤거나 아웃이 됐다면 바로 나갔을 것이다. 느낌이 이상해서 급하게 한쪽만 바꿨다. '안 바꾸면 안 되겠다' 싶더라. 심판님들에게 장갑 좀 바꾸느라 늦었다고 얘기했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은 8회말 2-2에서 3-2로 다시 앞서는 적시타를 쳤다. 리오스 상대했다. 초구 볼을 봤고, 2구째 헛스윙이다. 3구째 슬라이더를 쳐 좌전 적시타다.
공을 많이 본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나성범이 다른 장갑으로 바꿀 시간을 벌었다. 만약 김도영이 초구를 쳐 아웃이 됐거나, 안타로 나갔다면, 나성범의 홈런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나성범은 장갑 두 번 바꾸고, 홈런 2개 쳤다.

이날 활약을 포함해 6월 들어 감이 확실히 괜찮다. "좋은 감 이어가야 한다. 꾸준히 잘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 주신다. 잘해야 한다. 기복이 있는 것보다, 일정 이상 성적은 계속 냈으면 한다. 지금 모습에 만족하지 않겠다. 몸 관리에도 더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부상 때문에 애를 먹었다. 올시즌은 아니다. 성적도 나온다. 시즌 타율 0.283, 13홈런 34타점, 출루율 0.379, 장타율 0.525, OPS 0.904 기록 중이다. 계속 이렇게 해줘야 KIA도 웃을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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