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장현식, 2059일 만에 ‘선발’

2020년 10월27일이 마지막

‘친정’ KIA 상대로 선발 출격

염경엽 감독 “최소 두 번은 지켜본다”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LG 장현식(31)이 2059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투수 장현식'은 LG의 꽤 파격적인 결정이다. 일단 한자리 주기는 준다. 잘해야 지킬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26 KBO리그 정규시즌 KIA와 경기에 앞서 "장현식이 여기 와서 1년 반 동안 사실상 '죽은 카드'가 됐다. 어떻게든 살리려 했다. 롱릴리프로 보직을 바꾼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 선발로 뛴 적도 있다. 공 던지는 지구력도 있다. 롱릴리프로서 4이닝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됐다. 어떤 타순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필승조로 다시 이동해도 괜찮다. 선수와 팀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장현식은 2024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4년 52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맺으며 LG로 왔다. KIA 시절과 비교해 만족스럽지 못했다. 안정감이 떨어진 것이 크다. 지난시즌에도, 올시즌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에 LG가 변화를 택했다. 장현식을 '길게 던지는 투수'로 바꿨다. 지난 5일 NC전에서 4이닝 무실점, 11일 SSG전에서 4.2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무사사구다.

아예 선발로 올렸다. 손주영이 마무리로 가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상태다. 송승기가 담 증세로 빠진 것도 영향이 있다. 김윤식 이정용 등이 있으나 염 감독은 장현식 카드를 택했다.

염 감독은 "투수코치가 롱릴리프를 말했다. 어차피 보직은 줘야 하는 것 아니겠나. 이게 통했다. 승리조로 돌아와도 막을 확률이 커졌다. 이제 승리조도 되고, 선발도 된다. 1년 반 동안 어려움 겪으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다시 정신적으로 좋아졌다. 우리 팀에도 플러스다"고 힘줘 말했다.

단, '마르고 닳도록' 기회를 줄 수는 없다. 그는 "무조건 최소 두 번은 지켜본다. 무한정 기회를 주기도 어렵다. 오랜 시간 해보지 않은 보직이다. 잘해야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자리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 시절인 2017년 선발로 돌았다. 이게 22세 시즌이다. 2018년부터 계산하면 9년간 445경기 나섰다. 선발 등판은 딱 세 번이 전부다. 마지막이 KIA 시절인 2020년 10월27일 광주 KT전이다. 2059일 만에 다시 선발로 나간다.

불펜 투수가 밸런스를 잡기 위해 선발로 나서 길게 던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오승환도 2023년 5월3일 대구 키움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5안타(1홈런) 무사사구 6삼진 3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이후 47경기 나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02 기록했다.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장현식도 결 자체는 비슷하다. 선발로 계속 나간다는 점은 다르다. 대신 '안 좋을 때 길게 던지면서 밸런스를 찾는다'는 것은 같다. KIA 2024년 통합우승 주역이다. 보여준 게 있다. 자기 밸런스만 잡으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몫을 할 수 있는 투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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