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멕시코시티=정다워 기자]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단상에 앉은 세계 축구의 수장은 시원한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질문을 피해 가기 급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11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 소감을 밝히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질문은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 사태 논란이 주를 이뤘다. 최근 소말리아 국적의 오마르 아르탄 심판은 미국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 당해 입국하지 못한 채 자국으로 돌아갔다. 소말리아는 미국이 정한 테러 위험국 및 안전 불허 지역이다.

아르탄 심판은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 월드컵 예선, 20세 이하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지난해 아프리카 최고 심판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월드컵 본선 심판으로 선정되어 미국으로 향했는데 미국이 그의 국적을 문제 삼았다.

미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취재진이나 관계자 등의 입국을 제한하며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의 경우 원래 베이스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주에 차릴 예정이었는데 전쟁에 따른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지원 스태프 10여명의 비자 발급이 무산되는 등 계속해서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비딩에 뛰어든 뒤 개최권을 획득하니 안하무인으로 힘을 논리를 대입, 입맛에 맞게 비자를 발급하는 무례한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는 나라에서 필수 인력의 입국을 막아 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FIFA, 인판티노 회장의 대응이다. 인파티노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침착하고 차분해야 한다(Chill and relax)”라는 표현을 써 도마 위에 올랐다. FIFA가 선발한 심판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게 됐는데 적극적으로 나서 미국에 항의하고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발언이다.

한 기자가 이 표현을 문제 삼자 인판티노 회장은 “물밑에서 노력하고 있다”라며 진화하려 했지만 진정성을 보기는 어려웠다.

인파티노 회장은 국제 사회에서 상대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