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KBS를 통해 마이크를 잡는 이영표 해설위원은 지난 9일(한국시간) 체코와 조별리그 A조 첫판을 앞둔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다. 미디어에 초반 15분만 훈련이 공개된 가운데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이 위원은 선수 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는 공개 훈련 이후 기자회견이 열리고 취재진의 워크룸이 있는 장내 코리아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역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을 누빈 스타 플레이어답게 멕시코 등 해외 취재진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 위원은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보니 월드컵이 더 실감난다. 긴장감이 느껴져 흥분된다”고 웃었다.
최근 홍명보호의 조 2위를 전망한 그는 “현실적으로 멕시코가 최근 경기력부터 홈 어드밴티지,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으로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물론 축구는 해봐야 알지만, 한국이 2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오는 12일 조별리그 흐름을 좌우할 운명의 체코와 1차전에 대해서는 “체코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에서 공중 장악 능력이 좋다. 코너킥과 프리킥 내주는 걸 최소화해야 한다”며 “(경기 중) 크로스는 올라올 수밖에 없는데 가운데 김민재를 비롯해 골키퍼, 이한범 등 수비진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대일 상황에서 최대한 미리 부딪쳐서 (키가 큰 상대 선수가) 헤더를 못하게 해야한다. 이후 리바운드 볼까지 잡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지 고온다습한 기후와 연일 오후에 지속하는 비 예보 등을 고려해 경기 중 “축구화도 바꿔 신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최근 이틀 (현지)날씨를 보니 (오후) 8~10시 사이 소나기가 종종 오더라.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체코전 때도 전반 혹은 후반에 폭우 등이 내릴 수도 있다”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위원과 일문일답
- 훈련장에 와보니 어떠한가.
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보니 월드컵이 더 실감난다. 긴장감이 느껴져 흥분된다.
- 현역 시절을 고려해 고지대 기운을 느끼나.
(과달라하라의) 1500m는 고지대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위치다. 영향이 없다곤 할 수 없으나 모든 계획을 바꿀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고지대 훈련을 충분히 했다. 체코는 훈련이 안된 상태에서 들어온다. 선수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체코에서 후반 중반 이후 (피로 등) 영향을 받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우리에게 베네핏이 생기지 않을까.
- 최근 한국의 조 2위를 예상했는데.
현실적으로 멕시코가 최근 경기력부터 홈 어드밴티지,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으로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물론 축구는 해봐야 알지만 한국이 2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그렇게 32강으로 가면 괜찮지 않을까.
- 현역 시절 왼쪽 윙백으로 뛰었다. 체코전 선발로 옌스 카스트로프가 유력한데.
(평가전 2경기에서) 카스트로프는 스리백에서 윙백이 갖춰야 할 모든 걸 보여줬다. (윙백은) 일단 기동성이 따라야 하고 공수를 겸비해야 한다. 일대일 상황 때 돌파하는 능력도 필요한데 이런 걸 보였다. 체코의 공격 루트는 주로 오른쪽이다. 윙백인 (블라디미르) 초우팔을 통해서 공격을 전개한다. 초우팔과 카스트로프의 측면 전쟁이 벌어질 텐데, 누가 주도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 많은 이들이 마지막 평가전까지 조합을 실험한 스리백과, 중원이 체코전 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데.
그런 우려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체코도 과테말라전(최종 평가전)에서 베스트11을 내보냈다. 우리는 마지막 경기(엘살바도르전)까지 엇갈린 조합으로 테스트했다.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한데, (체코전에서) 베스트11 조합을 내놔 호흡이 잘 맞을까 걱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난 2경기에서 대표팀이 그런 선택을 한 건 나름대로 자신이 있어서 아닐까. 체코전에서 우리 경기력을 보이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평각전을 통해) 훈련했다고 본다. 실제 체코전에서 원하는 대로 (경기력이) 나온다면 승점 3을 따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
- 체코의 제공권이 위협적인데.
체코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에서 공중 장악 능력이 좋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최소로 내줘야 한다. 또 (경기 중) 크로스가 올라올 수밖에 없는데 가운데서 김민재를 비롯해 골키퍼, 이한범 등 수비진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대일 상황에서 최대한 미리 부딪쳐서 헤더를 못하게 해야한다. 이후 리바운드 볼까지 잡아내야 한다.
- 비 예보가 지속한다. 변수가 될 것 같은데.
최근 이틀 날씨를 보니 (오후) 8~10시 사이 소나기가 종종 오더라. 체코전 전반 혹은 후반에 폭우가 내릴 수도 있다. 변수가 될 수 있다. 지금 보니 잔디를 짧게 해놨지만 땅이 딱딱하다. 긴 쇠뽕이 달린 축구화를 신기 어려울 수 있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이런 잔디는 잘 패인다. 미끄러질 수 있다. 그것을 대비해 축구화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반에 비가 올 경우 22분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걸리지 않느냐. 이때 축구화를 바꿔 신는 계획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고지대에서 공인구의 변수도 존재하는데.
공인구의 탄력이 좋다. 더 빨리 나가는 것 같다. 양 팀이 같은 조건인데 고지대에서 볼의 감각은 더욱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30m 킥을 했는데 35m가 나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선수들이 (고지대 적응) 훈련이 잘 돼 있으니 유리하지 않을까.
- 주목할 키플레이어를 꼽자면?
우리가 꼽는 키플레이어 외에 다른 선수가 득점할 때 늘 좋은 성적을 냈다.(웃음) 기대하지 않은 선수의 등장, ‘그 선수’를 꼽겠다. 2010년(남아공 대회)에도 (이)정수가 득점하며 등장하지 않았느냐. 언노운(Unknown)으로 하겠다. 그 누군가가 키플레이어가 되면 첫 경기 이길 수 있다.
- 현역 시절 월드컵 첫 경기를 모두 이겼는데, 후배에게 조언해준다면?
운 좋게 내가 출전한 2002(한일), 2006(독일), 2010(남아공) 월드컵 세 차례 모두 첫판에서 이겼다. 기분 좋게 시작했다. 첫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 두 번째 경기 부담이 크다. 이번에 체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와 2위 싸움을 한다고 볼 텐데, 압박과 부담을 느낄 것이다. 월드컵은 실력도 중요하나, 외부 압박이나 심리를 제어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한다. 처음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는 경험 있는 선수가 많으므로 상대를 제압하면서 이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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