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공명은 tvN 드라마 ‘은밀한 감사’를 통해 대중에게 익숙했던 자신의 얼굴을 과감히 걷어냈다. 그동안 그를 대변하던 수식어는 부드럽고 순한 연하남이었다. 선한 눈매와 편안한 미소, 강아지를 연상케 하는 친근함이 대중을 사로잡은 무기였다. 그러나 극 중 노기준은 달랐다. 기존의 결을 깨고, 뜨거운 속내와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거침없는 남자의 매력을 완벽하게 입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공명은 작품을 떠나보내는 헛헛함과 애정을 동시에 내비쳤다.

“방송이 시작할 때부터 재밌게 본 시청자 입장에서는 끝났다는 게 얼떨떨해요. 연기하는 공명으로서는 감독님, 배우들과 현장에서 정말 즐겁게 촬영했고요. 재밌게 찍은 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 좋게 떠나보낼 수 있습니다.”

‘은밀한 감사’는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카리스마 감사실장 주인아와 하루아침에 사내 풍기문란 적발 담당으로 좌천된 에이스 노기준의 밀착 감사 로맨스를 그렸다. 공명이 연기한 노기준은 핵심 부서에 스카우트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감사 3팀으로 이동하며 주인아와 깊게 얽혀 들어가는 인물이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빚어내기 위해 그가 가장 공들인 대목은 다름 아닌 외형이었다. 감사실 직원이라는 직업적 특성상 수트 차림이 주를 이뤘고, 그 안에서 한층 단단하고 성숙한 선을 보여주려 치열하게 매달렸다.

“연출부에서 감사하게도 상탈신 촬영 일정을 뒤쪽으로 여유 있게 빼주셨어요. 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몸을 키우려고 증량했죠. 먼저 5kg 정도를 찌워서 근육을 만들고, 촬영 때는 체지방을 빼야 하니까 3kg 정도를 감량했어요.”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은 건 상대 배우 신혜선과의 앙상블이었다. 공명은 현장에서 체감한 벅찬 만족감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신혜선 씨랑 너무 좋았어요. 제가 점수를 매기는 건 웃기지만 100점 만점에 120점이었어요. 사실 이 작품을 처음 하게 됐을 때도 ‘신혜선 누나와 같이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가 컸어요. 그 기대만큼 현장에서 정말 재밌게 찍었습니다.”

두 사람의 아찔한 키스신 역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4회에 등장한 키스신은 두 인물이 차분히 감정을 확인하기보다 본능에 이끌려 강하게 부딪히는 텐션이 핵심이었기에 대본 단계부터 공명에게 적잖은 고민을 안긴 지점이기도 했다.

“어떻게 찍힐지 궁금했고, 고민도 많았던 장면이에요. 막상 촬영할 때는 액션신처럼 열심히 찍었어요.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그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면서 찍었습니다.”

뜨거운 호응 이면에는 남모를 고충의 시간도 존재했다. 촬영 도중 돌발성 난청과 어지럼증이 들이닥쳐 급기야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꾸준한 관리로 건강을 회복 중이라는 근황을 전했다.

“다행히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어요.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하더라고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잖아요. 잘 자고, 잘 먹으면 낫는다고 해서 건강해지고 있습니다.”

공명에게 ‘은밀한 감사’는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힌 도약의 무대다. 특유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층 묵직하고 직선적인 남성의 얼굴을 성공적으로 각인시켰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한 가지 이미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친근한 연하남을 넘어 거침없이 직진하는 남자로. 공명은 자신을 향한 익숙한 시선을 억지로 밀어내는 대신, 그 위에 성숙함이라는 새로운 결을 덧입혔다. 따뜻함 이면에 감춰뒀던 단단한 에너지의 발견, 그것이 이번 작품이 공명에게 남긴 가장 큰 의미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