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프로보(미 유타주)=김용일 기자] “어느 팀과 해도 5-0 쉽지 않다.”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린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LAFC)은 이렇게 말하며 평가 절하하는 시선에 일갈했다.
손흥민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대비 평가전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5-0 대승에 앞장 섰다.
전반 40분 김문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문전에서 선제골로 연결한 그는 3분 뒤 배준호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오른발 추가골에 성공했다.

지난 상반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무득점에 그쳐 우려를 산 그는 의지대로 대표팀에서 다시 득점으로 포효하며 제 가치를 알렸다. 그가 A매치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11월 볼리비아와 안방 경기 이후 6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날로 A매치 55~56호 골을 몰아넣은 손흥민은 한국인 이 부문 최다 득점 1위(58골)인 대선배 차범근의 기록에 2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은 이 얘기에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 축구에서 기록으로만 그 자리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차범근은) 언제나 위대한 분이고 내게 위대한 선수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득점이 아니라 선수로 좋은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포커스를 두고 팀을 위해, 팀을 필요로 하는 것을 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축구 인생에서도 그랬다”고 했다. 또 “월드컵을 어떻게 최선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이런 결과를 얻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일각에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02위인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상대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 것에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어느 팀과 해도 5-0으로 이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칭찬받아야 할 때는 칭찬받아야 하고, 좋지 않은 경기했을 땐 나쁜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경기를 이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부분은 좋은 부분대로 고칠 건 고쳐서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지금이 다가 아니다. 기분을 차분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들뜨거나 그런 건 없다. 월드컵을 어떻게 최선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 주장으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선수들이 이런 결과를 얻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하다. 선수들의 능력이 좋은 만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기에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
- 고지대 사전 캠프에서 첫 실전 경기였는데.
나는 (소속팀에서 치른 북중미 챔피언스컵 멕시코 원정을 통해) 더 높은 곳에 다녀와서 그런지 괜찮았던 것 같다. 다른 선수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훈련할 시간이 있으니까 많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 A매치 55,56호 골로 한국인 이 부문 최다 득점 1위(58골)인 차범근 기록에 다가섰는데.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내겐 대한민국 축구에서 기록으로만 그 자리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위대한 분이고 내게 위대한 선수로 남을 것이다. 무조건 득점이 아니라 선수로 좋은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포커스를 두고 팀을 위해, 팀을 필요로 하는 것을 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축구 인생에서도 그랬다.
-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리가 더 단단하게 뭉쳐야 한다. 고쳐야 할 부분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과 얘기 많이하겠다.
- 3월 유럽 평가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보나.
모든 게 결과로 얘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지만 3월엔 득점도 없었고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럼에도 선수끼리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 팀과 해도 5-0으로 이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칭찬받아야 할 때는 칭찬받아야 하고, 좋지 않은 경기했을 땐 나쁜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하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 오늘 골도 넣었는데 월드컵을 앞뒀기에 최대한 차분해지려고 하는건가.
우리가 오늘 5-0으로 이겼지만, 우리를 5-0으로 이긴 팀도 있다. 겸손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우리에겐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길 때 너무 들뜨지 않고 질 때 너무 다운되지 않으려고 한다.
- 최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급작스럽게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선수들도 당황했을 것 같은데.
조심스럽다. 내가 얘기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것을 오랜 기간 해오셨고 해주신 게 있다. 다만 지금은 협회에 중요한 일이지만 선수에겐 꿈의 무대인 월드컵이 바로 앞에 있다. 최대한 집중해서 하나로 뭉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선수 모두 당연히 놀랐지만 차분하게 해나갈 것만 하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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