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태형, 감격의 데뷔 첫 승

선동열 소환하며 구단 ‘역사’ 썼다

한화 레전드 구대성까지 등장

7회도 가능했는데 ‘말할 용기’ 없었네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불타올랐어요.”

KIA 고졸 2년차 김태형(20)이 사고 제대로 쳤다.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냥 잘 던진 것도 아니다. 노히트다. ‘레전드’ 선동열(63)-구대성(57)을 소환했다. ‘불타오를’ 여건이 마련된 상태이기도 했다.

김태형은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노히트 2볼넷 6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후 17경기 만에 따낸 ‘첫 승’이다.

공이 좋았다. 최고 시속 152㎞까지 나온 속구는 힘이 있었다. 커터에 가까운 슬라이더 또한 위력을 떨쳤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섞으며 키움 타선을 제어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 기록이 나왔다. 데뷔 첫 승을 ‘노히트 선발승’으로 만든 구단 최초의 선수가 됐다. KBO 전체에서 딱 6명 있었다. 구대성(빙그레·1993년 9월11일 대전 쌍방울전)이 최초다.

이후 2009년 강윤구(히어로즈), 2013년 이태양(NC)과 신정락(LG), 2019년 덱 맥과이어(삼성), 2023년 송영진(SSG)이 만든 바 있다. 김태형이 뒤를 이었다.

단순히 ‘노히트 선발승’으로 보면, KBO 통산 44호, 구단 역대 4호가 된다. 올시즌은 전체 1호다. 타이거즈에서는 방수원·선동열·전병두가 한 번씩 기록했다. 의외로 귀한 기록이다.

이날 맞대결 상대가 안우진이다. 자극제가 됐다. “안우진과 김태형이 붙으니 안우진이 무조건 이기겠다는 얘기가 많더라.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또 있다. 이날 KIA는 아시어쿼터 제리드 데일과 결별했다. 투수를 데려온다. 2024년 SSG-두산에서 뛴 시라카와 게이쇼 영입이 임박했다. 기본적으로 선발이다.

선발로 계속 뛰고 싶은 김태형으로서는 꽤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셈이다. 마냥 반가운 일이 또 아니다. 그리고 자극 강하게 받았다.

김태형은 “시라카와 선수가 온다는 기사가 나오더라. 더 불타올랐다고 할까. 서로 잘하면서, 선의의 경쟁 했으면 좋겠다. 일단 오늘 잘 던져서 감독님께 충분히 어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호투를 뽐냈고, 기록도 썼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하루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81구로 투구수가 많지 않기에 더 갈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더 던지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김태형은 “6회 끝난 후 코치님이 ‘점수가 많이 안 나오니 여기까지 하자’고 하셨다. 그랬더니 추가점이 나오더라. 더 던지고 싶은 욕심은 있었는데 용기 내서 말하지 못했다”고 돌아보며 웃음을 보였다.

어쨌든 결과는 나왔다. 이날 호투가 계기가 될 수 있다. ‘선발 김태형’으로 제대로 출발한 날이다. 팀 투수 중 막내다. 눈치도 제법 봐야 한다. 그래도 다음에는 ‘용기’ 한 번 낼 수 있지 않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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