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국내 선수들이 경기에 더 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여자배구대표팀 차상현 감독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화두를 던졌다. 차 감독은 “적어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V리그 일정의 절반 정도를 국내 선수들로만 뛰게 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유 있는 주장이다. V리그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아시아쿼터를 도입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와 함께 최소 2명은 주전으로 고정되는 경우가 많다. 리베로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는 4명만 코트에 설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회는 줄어든다. 성적을 위해 베스트 라인업만 가동하기 때문에 웜업존에 머물다 잠시 나와 서브만 하고 다시 들어가는 선수가 적지 않다.
가장 문제가 되는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다. 국내 선수가 V리그에서 생존할 수 없는 자리다. 거의 모든 팀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외국인 선수를 쓴다. 간혹 아시아쿼터로 채우는 경우도 있다. 국내 선수는 외국인 선수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들어갈 뿐 주력 공격 자원이 될 수 없다. 공격을 가장 많이 시도하는 아포짓 스파이커 쪽에서 뛸 국내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국가대표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V리그는 아시아쿼터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선수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 사령탑인 차 감독 입장에선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그렇다고 차 감독이 언급한 국내 선수만으로 리그를 소화하는 안은 V리그, 그리고 돈을 쓰는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력 하락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그 전체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V리그는 몇 년 전부터 2군 리그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활성화하기 위한 과정이 지난하다.
그래서 최근 나오는 제안이 경기 수 확장이다. 현재 V리그는 36경기 체제로 돌아가는데 획기적으로 경기 수를 늘려 로테이션을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구단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3~4경기를 소화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자원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여러 포지션에 걸쳐 국내 선수가 기회를 폭넓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2군 리그를 따로 만드는 번거로움도 해결할 여지가 있다.
V리그 중계권 계약은 2026~2027시즌 종료된다. 당장 다음시즌에는 경기 수를 조정하는 게 어렵지만 이후로는 변화가 가능하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국내 선수가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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