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가슴 시린 구원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도와달라는 간절한 신호에 폭설을 뚫고 내달린 구교환의 질주는 역대급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지난 9일 방송된 ‘모자무싸’ 7회에서는 황동만(구교환 분)과 변은아(고윤정 분)가 서로의 결핍을 공유하며 한층 깊어진 연대를 확인했다. 변은아는 자신에게 최초로 ‘엑스표’를 쳐서 버려지는 공포를 안겨준 사람이 다름 아닌 친엄마였음을 덤덤히 털어놓았다. 이어 자식도, 내 남자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힘 있는 여자’가 되겠노라 다짐했던 지난날의 상처를 고백했다.
이에 황동만은 변은아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면 “언제든 달려가는 노예이자 평생 대기조가 되겠다”고 결심하며 헌신적인 사랑을 예고했다. 변은아 역시 시나리오 수정고를 보낸 뒤 불안에 떨던 황동만을 찾아가 “보면서 울었다”는 최고의 찬사를 건네며 그의 창작 엔진에 뜨거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아지트에서 시작해 밤바다로 이어진 해방의 순간이었다. 변은아를 통해 평온을 찾은 황동만은 숙적 같았던 박경세(오정세 분)에게도 마음을 열었고, 장미란(한선화 분) 역시 변은아의 묘한 포용력에 가시 돋친 마음을 내려놓았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의 엔딩처럼 모든 속박을 벗어던지고 밤바다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장미란의 깜짝 고백과 황동만의 당황스러운 답변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격앙된 감정 속에서 이들이 탄 자동차가 벼랑 끝으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고, 죽음의 문턱에서 “괴로워 죽지 말고, 쪽팔려 죽지 말고, 늙어 죽는 게 소원”이라는 황동만의 외침은 역설적인 위로를 전하며 삶의 의지를 다지게 했다.
극 후반부에는 변은아와 엄마 오정희(배종옥 분)의 날 선 재회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수년 만에 딸을 만난 오정희는 사과 대신 오피스텔 키와 신용카드를 내밀며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에 급급했다. 이에 변은아는 “엄마는 경멸 덩어리”라고 일갈하며 그녀의 모든 제안을 거부하고 당당히 맞섰다.
그러나 홀로 남겨진 변은아는 결국 트라우마로 인한 코피를 흘렸고, 황동만에게 “도와줘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출장 뷔페 아르바이트 중이던 황동만은 신호를 확인하자마자 탑차를 몰고 거센 눈발 속으로 질주했다. 이들의 구원 서사가 본격적인 2막에 접어들었음을 알린 이 엔딩은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 서로의 우주를 구원해가는 ‘모자무싸’ 8회는 오늘(10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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